탄소감축·4차 산업혁명 흐름 타고 새 기회 창출

입력 2020-11-02 17:31
수정 2020-11-03 01:37

1998년부터 정유공장용 가열로를 만들고 있는 제이엔케이히터는 이 부문에서 올해 11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목표치의 70%를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가열로 수주는 내년 이후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 탄소 배출 감축에 동참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탄소 배출이 많은 정유공장 신설 수요가 갈수록 줄고 있어서다.

김방희 제이엔케이히터 대표는 위기 원인이 된 탄소 배출 감축 추세에서 다시 기회를 찾고 있다. 화석원료 사용이 줄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수소 에너지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그는 “기존 정유공장에 있던 수소 추출 공정을 따로 떼내 고도화한 것”이라며 “정유산업이 정체되던 2014년부터 기술 개발에 나서 2018년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가열로를 만들던 회사가 수소를 추출하고 저장하는 시설을 갖추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끊임없는 시행착오와 보완 노력을 거쳐 올해 서울 상암동 수소스테이션에 첫 번째 수소 추출기를 공급했다. 수소 충전소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15개의 수소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수소 사업은 올해 회사 매출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뒤에는 가열로를 대신해 회사의 주 수익원이 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대형 건설사가 해외 동반 진출을 먼저 제안해 오는 등 시장 선점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고 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의료업체 루씨엠은 자동심장충격기(AED)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AED 관리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10여 년간 AED만 판매하던 남승민 루씨엠 사장은 회당 6만원 이상인 점검 비용 때문에 상당수 AED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점에 착안했다. AED에 IoT 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잔량과 정상 작동 여부, 핵심 부품의 변질 여부, 주변 온도 등 13개 항목을 실시간 확인, 매일 상황실로 전송하는 ‘스마트 AED’ 장치를 개발했다. 정부가 관리하는 5만 대의 AED에 이 장치를 적용하면 연간 360억원의 관리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양=안대규/김병근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