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F&B, 기관 경쟁률 999 대 1…투자자 '입맛' 살아날까

입력 2020-11-02 17:00
수정 2020-11-03 00:45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교촌에프앤비(F&B)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28~29일 진행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99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 급락으로 공모주 투자 열기가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공모물량의 60%인 348만 주 모집에 34억7803만5000주의 주문이 들어왔다. 참여한 기관은 국내 851곳, 해외 258곳 등 1109개였다. 희망 공모가격(1만600~1만2300원) 이상을 써낸 기관이 91.1%였으며 1만600~1만2300원 미만을 제시한 기관은 0.7%,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기관이 7.7%였다. 공모가는 희망가격의 최상단인 1만2300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공모로 교촌에프앤비는 713억4000만원을 조달한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3098억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3.9%에 그쳤다. 올해 상장 대어인 SK바이오팜(81.15%), 카카오게임즈(58.59%), 빅히트엔터테인먼트(43.85%)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경기와 유행의 영향을 많이 받는 프랜차이즈 업종 특성상 장기 투자보다 단기에 차익을 실현하려는 기관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의무보유확약 기간별로 보면 6개월이 약 33%로 가장 많았고 1개월(31%), 3개월(20%) 순이었다.

기관투자가의 확약 물량은 적지만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전체 주식 수의 18.6%인 465만 주로 많지 않은 편이다.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과 우리사주조합 등이 보유한 물량이 전체 주식 수의 81.4%에 이르기 때문이다. 기존 우리사주조합 물량(2.61%)은 오는 12월 26일부터 매도가 가능하며 이번 공모를 통해 받은 우리사주조합 물량(4.64%)은 상장 1년 후 풀린다. 권 회장 외 8인의 최대주주(74.13%)가 보유한 주식은 상장 6개월 후부터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이번 상장으로 권 회장은 174만 주의 구주매출을 통해 214억원을 손에 쥘 전망이다.

교촌에프앤비는 3~4일 일반 청약을 받고 오는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국내 프랜차이즈 회사 가운데 우회상장하지 않고 곧바로 입성하는 첫 사례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