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제기했던 김경준(54) 전 BBK 투자자문 대표가 "이 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줬던 정치 검찰을 역사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31일 시민단체 내부제보실천운동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이명박에게 면죄부를 주어 국민의 눈을 가렸던 당시 수사검사 김기동 전 검사장과 정호용 특검 등 당시 검찰은 반드시 역사의 재판대에 올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서 주가 조작 혐의 등에 관해 조사받을 당시 BBK 및 다스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점을 여러 번 주장하고 증거를 제출했다"며 "그러나 완전히 묵살됐고 당시 검찰은 이 전 대통령 관련 진술 자체를 못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BBK 사건과 관련된 제 경험과 제출한 자료만 갖고도 검찰은 다스의 주인이 누구인지와 BBK 사건의 핵심 주동자가 누구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금까지도 '그때는 틀리고 현재는 맞다'는 정치검찰의 왜곡된 행태에 대한 진실규명이 없다"며 "당시 검찰의 부끄러운 모습에 대해 생생한 증언을 할 수 있는 본인은 전 정부 시절 내려진 조치로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BBK 사건과 관련해 2009년 징역 8년과 벌금 100억 원을 확정받고 2017년 3월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 대행 체제하에서 강제퇴거 명령을 받고 출소 당일 국적지인 미국으로 강제송환 됐다.
출입국관리법은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을 강제퇴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는 "대한민국은 진정한 검찰 개혁을 위해 검찰의 인권침해와 권력 지향을 밝힐 역사의 법정에 저와 같은 정치검찰의 피해자들이 올라설 수 있는 증언대를 만들어 정의를 바로 세워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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