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이든…플로리다서 5시간차 '맞불 유세'

입력 2020-10-30 17:07
수정 2021-01-28 00: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에서 격돌했다. 특히 플로리다 서부 도시 탬파에서 5시간 시차를 두고 유세를 벌이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 플로리다주에서도 경합지역으로 꼽히는 탬파를 방문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를 열었다. 평소와 달리 이날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출격했다. 트럼프 부부는 자신들이 플로리다 주민이란 점을 한껏 내세웠다. 트럼프는 지난해 9월 주소지를 뉴욕에서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별장으로 옮겼다. 그는 “바이든이 이기면 중국이 이기는 것이고 우리가 이기고 플로리다가 이기면 미국이 이기는 것”이라고 바이든과 중국을 싸잡아 공격했다.

이날 오전 3분기 미 경제성장률이 33.1%(전 분기 대비 연환산 기준)로 나온 것을 두고 “미국 역사상 최대”라며 “내년은 환상적일 것”이라고 경제 성과를 자랑하기도 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인구 비중이 높은 고령층과 라틴계 공략도 잊지 않았다.

바이든 후보도 이날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낮 플로리다주에서 흑인 유권자가 많은 남부 브로워드카운티를 방문한 데 이어 오후 6시30분께 탬파를 찾았다. 코로나19 때문에 평소 외부 활동을 자제해온 바이든이 플로리다에서만 두 차례 유세를 한 것이다.

탬파 유세에선 양측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간상으론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5시간 늦게 유세에 나섰지만 탬파 유세 일정 발표는 바이든이 더 빨랐다.

바이든은 “플로리다가 푸른색(민주당)이 되면 (선거는) 끝난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가 자랑한 미국의 3분기 성장률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며 부유층은 빠르게 회복하지만 저소득층은 어려워지는 ‘K자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플로리다는 핵심 6대 경합주 중 가장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곳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바이든 48.4%, 트럼프 47.2%로 1.2%포인트 차다. 트래펄가그룹 여론조사(10월 25~28일)에선 트럼프가 바이든을 3%포인트 차로 앞서기도 했다. 6대 경합주 중 러스트벨트(동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인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플로리다는 트럼프로선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이다. 만약 바이든이 플로리다를 잡으면 사실상 승리를 거머쥔 것이나 다름없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