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참수' 2주 만에…프랑스 니스서 또 흉기 테러

입력 2020-10-29 21:52
수정 2020-10-30 01:15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의 노트르담 성당에서 29일 오전 9시(현지시간)께 발생한 흉기 테러로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 목숨을 잃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첫 번째 피해자는 성당 안에서 목이 베인 채 발견됐고, 두 번째 피해자는 흉기에 심하게 찔려 숨졌으며, 세 번째 피해자는 달아난 인근 술집에서 사망했다. 범행 당시 성당에서 미사는 열리지 않고 있었다.

용의자는 오전 9시10분께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일간 르파리지앵은 “용의자가 30대로 추정되며 단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지 니스 시장은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된 뒤에도 아랍어로 “신은 가장 위대하다”고 계속 외쳤다고 밝혔다.

이번 흉기 테러는 최근 프랑스 파리 인근 중학교에서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던 교사 사뮈엘 파티(47)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청년에게 참수당한 지 2주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파티는 이달 초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지난 16일 길거리에서 살해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 소르본대에서 열린 파티의 국가 추도식에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만평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프랑스 대테러검찰청은 테러와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즉각 수사를 개시했다. 니스는 2016년 7월 14일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을 맞아 사람들로 가득 찬 산책로에 대형트럭이 돌진해 86명이 숨지고 430명이 다치는 테러가 발생했던 곳이다. 당시 현장에서 즉사한 튀니지 출신 용의자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인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았다는 정황 증거들이 나왔으나 IS와의 연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