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이 8개월 만에 지방 검찰청 순회를 재개했다. 29일엔 대전고검·지검을 방문했다. 지난 2월 부산과 광주를 찾은 데 이은 세 번째 지방순회 방문이다.
이날 대전고검·지검에 도착한 윤 총장은 강남일 대전고검장,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악수한 뒤 직원들 환영을 받으며 청사로 들어섰다. 청사 로비에서는 대전고검·지검 직원 100여명이 나와 윤석열 총장을 맞았다.
그는 대전을 찾은 이유에 대해 "(내가) 과거에 근무했고 우리 대전 검찰 가족이 어떻게 근무하고 있는지 총장으로서 한 번 직접 눈으로 보고 애로사항도 들어보고 등도 두드려주려 왔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4월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 의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특별수사팀장으로 차출됐다가 수사외압을 폭로하며 좌천돼 여주?대구?대전 등에서 근무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총장이 좌천지였던 대전을 방문한 것은 과거 자신이 박근혜 정부에서 탄압받았던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자신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려는 행보라는 풀이다.
윤석열 총장은 이날 갈등을 빚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관련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대전고검·지검 직원들과 간담회도 가진다. 검찰 개혁을 주제로 열리는 간담회에는 직급과 관계없이 15명이 참석한다. 윤석열 총장은 주로 직원들의 의견을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서 윤석열 총장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윤석열 총장이 정권의 사퇴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지방 검찰청 순회를 통해 검찰 내부 결속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전고검과 대전지검을 이끄는 고검장·지검장은 윤 총장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대전고검은 대검 차장으로 윤 총장을 보좌했던 강남일 고검장이 이끌고 있다. 이두봉 대전지검장은 윤 총장이 중앙지검장일 때 1차장 검사로 손발을 맞췄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이 된 뒤 이두봉 지검장은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발탁돼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강남일 고검장과 이두봉 지검장은 지난 1월 '윤석열 측근 학살 인사' 때 나란히 대전에 왔다.
대전고검에는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윤 총장과 함께 활동했던 양석조 검사도 근무하고 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던 양 검사는 이른바 '상갓집 항명'을 일으킨 뒤 지난 1월 인사에서 대전고검으로 이동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