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5G 아이폰 한국 출시 앞둔 애플…"경쟁사들과 다르다"

입력 2020-10-29 06:00
수정 2020-10-29 06:48


“아이폰12에 적용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은 경쟁사들과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걸쳐 통합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애플의 장점이 반영됐습니다.”

카이안 드랜스 애플 아이폰 마케팅 담당 부사장(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드랜스 부사장은 지난 13일 애플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아이폰 발표를 맡았다. 아이폰12는 미국, 중국 등 1차 출시국에서 지난 23일 출시됐고 한국에선 30일 판매가 시작된다.

5G 서비스는 작년 4월 상용화됐다. 애플은 삼성전자, 화웨이를 비롯한 경쟁사보다 1년 6개월가량 5G 스마트폰 출시가 늦었다. 업계에선 애플이 5G 모뎀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5G 스마트폰 발매가 경쟁사보다 뒤처진 것으로 보고 있다.

드랜스 부사장은 “애플은 제품 또는 기술을 선보이는 타이밍을 신중하게 고려한다”며 “기술이 완전히 준비가 돼서 고객에게 우수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때 출시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을 제외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자사 기기에 맞게 수정해 사용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OS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만들고 있다. 이 같은 특징이 첫 5G 아이폰인 아이폰12에도 반영됐다. 드랜스 부사장은 “아이폰을 위해 제작된 맞춤형 안테나와 부품을 사용해 성능과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며 “5G 소프트웨어 역시 아이폰을 위한 최적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5G 아이폰을 위해 30개 이상 지역에서 100곳 이상의 통신사와 5G 테스트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아이폰12의 핵심적인 기능 가운데 하나가 바로 ‘스마트 데이터 모드’다. 필요에 따라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5G와 LTE 가운데 필요한 네트워크를 선택한다. 영상 스트리밍이나 대용량 파일 다운로드 등 빠른 속도가 필요할 때는 5G를 이용하고 음악 스트리밍이나 텍스트 위주의 웹페이지를 보고 있다면 LTE로 전환된다. 필요할 때만 5G를 이용하기 때문에 배터리 효율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드랜스 부사장은 “이 기능을 도입하기 위해 새로운 신호 프로토콜을 설계하고 구현해야 했다”며 “다양한 통신사 파트너들과 협력해 이 같은 기능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 데이터 모드에 대한 고객 니즈를 파악해 추후 적용 가능한 개선 사항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랜스 부사장은 5G의 도입으로 멀티플레이 게임이나 여러 사람이 증강현실(AR) 기능을 사용하는 앱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용량 의료 파일을 실시간으로 불러와 위급환 환자를 구할 수 있고 AR을 활용해 원격으로 협업하는 등 5G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애플이 자체적으로 만든 앱은 물론 수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하는 애플 생태계 내에서 더 많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12 시리즈의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12프로 라인업에는 라이다(LiDAR) 스캐너가 적용됐다. 라이다는 빛이 물체에 닿았다가 반사돼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파악하는 장치다. 사진 품질 향상은 물론 AR 기능 구현 성능을 크게 높여준다. 드랜스 부사장은 “크고 선명한 AR 이미지를 5G 네트워크로 이동 중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5G와 AR의 결합이 차세대 AR 경험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애플은 1차 출시국에서 아이폰을 출시한 뒤 1~2개월 뒤에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지만 이번 아이폰12는 출시 간격이 1주일로 줄었다. 5G 보급률이 높은 한국 시장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드랜스 부사장은 “이번에 한국에서 제품을 빠른 시점에 내놓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최대한 빨리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