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동미 "박보검 최고…남편도 질투해"

입력 2020-10-30 15:11
수정 2020-10-30 15:13



이번에도 신동미는 달랐다.

배우 신동미는 지난 27일 종영한 tvN '청춘기록'에 주인공 사혜준(박보검)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그를 발탁한 짬뽕엔터테인먼트 대표 이민재 역을 맡았다. 올해에만 tvN '하이바이 마마'와 JTBC '모범형사'에 이어 '청춘기록'까지 쉼없이 달려온 신동미는 "정말 대단했다"며 지난 1년을 돌아봤다.

'청춘기록'은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성장을 담은 드라마다. '비밀의 숲', '알함브라의 궁전의 비밀' 안길호 PD와 '따뜻한 말 한마디', '닥터스', '연애의 온도' 등을 집필한 하명희 작가가 의기투합해 첫방송부터 지난 27일 종영까지 매회 화제를 모으며 시청률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드라마로 꼽힌다.

신동미 등 배우들의 열연과 마지막까지 청춘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전하며 '청춘기록'은 지난 27일 종영했다. 마지막회는 시청률 8.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성적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지막 회를 마친 직후 마주한 신동미는 "코로나19 때문에 촬영 후에도 애들(후배 배우들)과 만나지 못했다"며 "종영 파티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쉽다. 대신 단체 채팅방에서만 '이거 정말 재밌다'면서 떠들었다"면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극중 내내 호흡을 맞췄던 박보검에 대해선 "우리 '사배우'(극중 캐릭터 '사혜준'의 애칭)"라고 칭하며 "제가 너무 '우리 보검이'라고 하니까 남편이 질투하더라. 그만해야 하는데"라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음은 신동미와 일문일답

▲ '청춘기록'을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청춘기록'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완벽하게 사전제작을 한 드라마가 이번이 2번째였는데, 처음 사전 제작한 작품이 방송될 땐 다른 작품을 촬영을 하고 있어서 본방사수를 하지 못했다. 또 이전 작품들은 촬영을 하면서 보니까 시청자 모드가 안됐다. 이번엔 완벽하게 시청자모드였다. 월, 화를 기다리며 보냈다. 다들 보고싶다. 군대 간 보검이도.

▲ 시청자로 보니 달리 보이는 부분이 있나.

다들 너무 잘했더라. 하희라 선배, 신애라 선배 다들 너무 잘했다. 눈물이 나더라. 보검이는 나랑 찍을 땐 몰랐는데 영화로 삽입된 장면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그 아이에게 그런 면이 있는지 몰랐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게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게, 모두 열심히 맡은 바를 잘해준 거 같다. 대본도 잘 써주시고, 그걸 또 감독님이 잘 표현해 주셨다. 드라마는 한 사람이 잘해서 되는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다 좋은 마음으로 합심해서 잘 나오는데, 그게 보여서 더 좋았다.

▲ 이 작품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안길호 감독님께 연락을 받았다. 감독님은 너무 유명한 분이고, 대본을 보니 하명희 작가님이더라. 그래서 고민없이 하게됐다. 저의 어떤 모습을 보셨는진 잘 모르겠지만, 미팅에서 사혜준과 연상연하 느낌도 났으면 좋겠다는 말씀은 하셨다. 물론 마지막까지 사혜준과 로맨스는 없었다.(웃음) 사경준(이재원)과는 12회에서 처음 만났는데, 조금 일찍 만났으면 어쨌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웃겼다.

▲ 시청자 반응들이 뜨거웠다.

시청자 반응이나 댓글을 찾아보지 않는다. 지난해 SBS '의사요한'을 할 때 상처받아서 안찾아본다. 사혜준 전 소속사 대표 이태수 역을 맡은 (이)창훈이가 연락이 왔다. DM으로 욕이 100개씩 온다고 하더라. 제가 '그 맘 안다'고 했다.(웃음) 그래도 SNS로 본방사수 격려 게시물을 계속 올렸는데, 많은 외국 팬들이 찾아 오셔서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는 걸 보면서 '내가 좋은 작품에서 사랑받고 있구나'를 알았다. 이 작품을 하면서 팔로워수도 1만5000에서 6만5000정도로 늘었다.

▲ 사혜준의 악플 에피소드가 더 가까이 다가왔을거 같다.

격하게 공감했다. 악플 문제가 정말 심각하지 않나. 안좋은 선택도 하고. 다들 너무 힘들어 한다. '의사요한'에 출연할 때 '저도 집 앞에 찾아 와서 죽이겠다'는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극중 악플러가 '우리 사랑 때문에 먹고 사는거'라며 감당하라고 하는데, 우리도 사람인지라 상처받는다. 그걸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냥 최대한 안보고, 시간을 보냈다.

▲ 매니저 역할이 신선했다.

사실 2번째다. '20세기 소년소녀'에서 이상우 씨 매니저였다. 그래도 쉽진 아니었다. 너무 잘 아는 사람들이고, 분야라 더 조심스러웠고, 고민했다.

▲ 실제로 연예계에 그런 인물들이 있는지, 캐릭터들을 보면서 싱크로율은 어느정도인지 궁금했다.

우리는 현실감 있으면서 비현실적이다. 일단 저희 본부장, 대표님은 저에게 이민재와 같은 말을 해주셔서 지금 이 회사에 10년째 있는 거다. 그런데 또 완벽하게 같다고도 할 수 없다. 이민재라는 캐릭터는 사혜준을 통해 새로운 꿈을 찾고 이뤄가는 인물이다. 이 업계 분들도 처음엔 다 이민재 같은 사람이었을 거다. 그런데 워낙 세속적인 환경이니 이태수 같은 사람도 나올테고.

▲ 이민재를 본 주변 매니저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우리 대표님은 '우리 회사 이름도 짬뽕으로 바꾸자'고 하더라.(웃음) 그리고 전 실제로 짜장을 더 좋아한다. 매운 걸 못먹는다.

▲ 극중 사혜준과 이민재의 의견충돌도 그려졌는데, 배우 신동미는 매니저와 갈등 있을 땐 어떻게 해결하나?

우리 매니저들은 저를 너무 잘안다. '캐릭터도 겹치는 거 같고, 고민된다' 이러면 '이거 30대다, 지금 아니면 못한다'고 말해준다. 저를 잘 알고, 어딜 건드리면 어떻게 행동하는지 안다. 그래도 매니저들 덕분에 좋은 필모를 지금까지 채워왔다.

▲ 앞으로 매니저를 하고 싶은 배우가 있을까.

(웃음) 남주혁 씨. 제가 만화책을 좋아하는데, 최근에 '하백의 신부'를 봤다. 그러다가 '하백의 신부' 드라마를 찾아보게 됐고, 아주 남주혁 씨에게 푹 빠졌다. 2일 만에 그 드라마를 완주했다. 이게 불과 일주일 전이다. 남주혁 배우에게 실례가 안될지 걱정이다. (남주혁을) 몰랐던 배우는 아닌데 드라마 하나를 '완주'하니, 그분의 매니저가 되고 싶더라. 아니다. 저에겐 영원히 '사스타'(극중 사혜준 별명) 뿐이다.

▲ 박보검과 호흡은 어땠나?

이번 작품에서 만나 함께 연기한 게 참 감사하다. 현장을 밝게 만드는 선한 힘이 있는 배우더라. 그런 밝은 에너지를 제가 참 좋아했다. 그 에너지 덕분에 잘 견뎠다. 보검이 역시 사혜준과 닮은 듯 닮지 않은 연기를 했다. 제가 현장에서 본 보검이는 그랬다. 박보검은 기본적으로 배려심이 많이 깔려 있고, 그래서 모든 배우들과 호흡이 좋았다. 그래서 직설적인 말을 바로바로 뱉진 않는다. 사혜준은 불만이나 자신의 생각을 바로바로 말하지 않나. 그런데 보검이는 또 똑부러진 부분이 있다. 작품을 보는 시각도 닮고. 그래서 닮은듯 닮지 않았다.

▲ 자신이 연기한 이민재를 보면서 스스로 멋진 적은 없었나.

없었다. 구멍만 보인다.(웃음) 너무 마음만 앞서는 사람처럼 보일까봐 걱정 많았다. 그런데 진심으로 봐주셔서, 그래서 생각보다 멋진 이민재로 봐주셔서 감사하다. '마지막 1초까지 견디고 수건던져'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저도 스스로를 돌아봤다. 대사가 좋아서 연기하면서 그런 재미가 있었다. 사혜준을 보면서 제 신인 시절 생각이 나기도 하고.

▲ 신동미의 신인 땐 어땠을까?

저와 사혜준은 다르다.(웃음) 이미 그는 모든게 갖춰져 있었고, 첫 작품부터 잘됐고, 전 무명의 시간도 길었다. 그래도 '열심히 해야한다'며 노력하는 마음은 같은 거 같다. 꿈을 이뤄가고 싶고, 꿈을 향해가는 마음은 같은 거 같다. 예전엔 들어오는 작품을 순서대로 했다. 요즘은 작품을 '고른다'고 하긴 그랬지만, 작품을 보고 들어갈 순 있게 됐다. 이런 변화도 감사하다.

▲ 올해 '하이바이 마마'를 시작으로 '모범형사', '청춘기록'까지 다 성공했다.

정말 다 잘됐다. 기가 막혔다. 근사하게 말하고 싶은데, 운이 좋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제가 운이 좋은 사람인 거 같다. 딱히 성공할 작품이라 한 건 아니다. 전 들어오는 작품을 마다하지 않는다.(웃음) 워커홀릭은 아닌데 작년에도 '왜그래 풍상씨', '의사요한'까지 2편을 했고. 제 스스로 아직도 열심히 해야하고, 더 노력해야 하고, 더 이름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품은 계속 나왔지만 전 7월부터 쭉 쉬고 있다. 이제 새 작품을 해야할 거 같다.(웃음)

▲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시청률 10%를 넘진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넷플릭스 월드 랭킹에서 4위하고.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반응이 뜨겁더라. 세계의 팬 모두에게 감사하다.

▲ 하희라, 신애라 등 오래 활동하는 연기 선배들도 나왔다.

이제 저도 누군가의 엄마 역할을 해야할 시기다. 누군가의 언니, 누나에서 엄마가 되야 하고, 지금처럼 끊임없이 작품을 할 수 없는 시기가 올텐데, 잘 극복하고 이겨내서 선배들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는 연기를 쉬면 쉰 기간의 3배 동안 도태가 된다고 하더라. 현실을 채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생각이 들면서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제가 자랄 때 최고의 하이틴 스타였는데, 동시대에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했다.

▲ 많은 연기를 했지만 도전하고 싶은 장르, 역할이 있을까.

스릴러를 하고 싶다.'나를 찾아줘' 외국 영화 같은 그런 느낌의 작품을 한다면 감사할 일인거 가타. 진한 멜로도 하고 싶고. 멜로 상대는 제가 택할 수 있는 게 아닌 거 같다. 일단 시켜만 주셨으면 좋겠다.(웃음)

▲ 2020년을 돌아보면 어떤 한 해가 된 거 같나.

저의 작품들이 저에게 공감과 치유가 돼 준 좋은 기억과 기록으로 남을 한 해가 될 거 같다. 특히 '청춘기록'은 현장에 가는게 소풍같았다. 시청자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주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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