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은 청소년들은 편의점, 분식점에서 '엄카(엄마 카드)'를 사용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따로 현금을 주지 않아도 자녀가 필요할 때 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가족이라고 해도 본인 명의가 아닌 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용카드 명의자의 신용을 바탕으로 가족 전체가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는 '가족카드'는 이러한 문제점을 소폭 개선했지만 이러한 상품은 혜택이 성인에 맞춰져 있어 청소년들이 제대로 이용하기에는 부담이었다.
올해 4월부터 청소년들도 후불 교통결제 기능이 들어간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본인 명의의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청소년에게 딱 맞는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에 대해 알아보자.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만 12세 이상 18세 미만 청소년들에게도 후불교통카드 발급이 가능해지면서 카드사들도 전용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청소년들이 처음 이용하는 금융회사를 성인이 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잠재적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의 'KB국민 쏘영(So Young) 체크카드'는 청소년 교통요금 할인이 자동 적용되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에 스트리밍 서비스, 독서실, 편의점 등 청소년 고객들이 선호하는 6개 영역에 대해 맞춤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월 이용실적이 5만원 이상이면 각 영역별로 월 최대 1000원까지 결제 금액 5%가 할인된다.
신한카드의 '틴즈플러스 포니 체크카드'는 CGV에서 월 1회 2000원, 롯데월드·서울랜드 자유이용권은 연 3회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KFC,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에서는 5000원 이상 결제하면 이용금액의 5%를 캐시백(환급) 해준다.
우리카드의 '카드의 정석 크림틴즈 체크'는 버스·지하철을 합해 월 2만원 이상 이용할 경우 2000원을 캐시백해준다. 서점,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1만원 이상을 결제하면 1000원 캐시백이 가능하다.
청소년 전용 체크카드는 아니지만 부모와 자녀 입장에서 모두 편리한 상품도 있다. 롯데카드의 '티니패스 카드'는 충전이 필요 없는 교통카드와 자녀의 용돈관리 기능을 결합한 상품이다. 이 카드는 부모의 신용카드와 연결해 별도의 충전 없이 청소년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잔액과 별도로 대중교통(버스·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부모가 '롯데카드 라이프' 앱(응용 프로그램)과 홈페이지에서 현금 없이 신용카드로 간편하게 용돈을 충전해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기충전' 기능을 이용하면 매월 지정한 날짜에 원하는 금액이 자동으로 충전되며 자녀는 충전된 금액을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금융 서비스 '카카오뱅크 미니'를 선보였다. 미니는 만 14세부터 만 18세 이하 청소년만 개설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은행 계좌 개설이나 연결 없이 이용 가능하다.
미니카드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처럼 전국 모든 ATM에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을 할 수 있고 청소년 전용 교통카드 기능도 담았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미니에 보관할 수 있는 금액 한도는 50만원, 1일 이용한도는 30만원, 1개월 이용한도는 200만원이다.
최근 출시된 청소년 전용 상품들은 혜택이 다양할 뿐 아니라 스스로 용돈을 관리하며 재테크 관념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카드를 사용하는 습관이 행여 과소비로 이어지지 않을까 고민된다면 이러한 상품으로 내 아이 금융 교육의 첫 발을 떼보는 게 어떨까.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