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어프로텍, 1300도 초고온에서 견디는 친환경 불연 건축자재 상용화

입력 2020-10-28 15:14
수정 2020-10-28 18:05

지난 8일 울산 남구 달동 주상복합아파트 삼환아르누보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거센 바람을 타고 33층 아파트 전체를 집어삼켰다. 아파트가 불기둥으로 변하는 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울산 소방당국은 “건물 외벽의 알루미늄 복합패널과 안에 들어 있던 가연성 접착제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울산 화재를 통해 가연성 외장재의 위험성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2017년 12월 일어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 화재(사망 29명, 부상 29명)와 2015년 1월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망 4명, 부상 126명)에서도 가연성 마감재가 화근이었다.

건축물 화재 사고는 매년 줄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2013년 2만5662건이었던 건축물 화재는 2014년 2만5821건, 2015년 2만6303건, 2016년 2만7298건, 2017년 2만7714건 등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건축물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도 매년 수백 명에 달하고 재산 피해 역시 4000억~5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 건축 내장재 전문업체인 화이어프로텍(대표 조한래)은 1300도 초고온에서도 2시간 이상 견디는 친환경 불연소재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핵심 소재는 천연광물인 질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800도 이상 열을 가하면 최대 30배까지 팽창하고 이때 생성되는 수많은 기공이 단열·흡착, 흡음, 방습, 항균 등의 성질을 지니면서 초고온에서의 내화성은 물론 인체에 해로운 유해물질을 흡수 탈취하는 등 친환경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화이어프로텍은 이를 소재로 실내벽 마감재, 천장재, 흡음재, 방화문 심재 등 다양한 용도의 건축자재를 개발했다.

회사는 한국소방기술원(KFI)에서 화재 시 1300도 초고온에서도 유독가스 발생이 전혀 없다는 불연재 인증을 받았다.

석면함유, 항곰팡이,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열전도율, 방사에너지, 라돈 등 건축물 화재 확산과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16개 항목에 대해 한국소방안전기술원과 한국건설생활환경 시험연구원, 한일원자력 등으로부터 엄격한 적용 기준을 모두 통과했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 구현이 가능한 것도 차별화된 특징 중 하나다.

회사는 불연재로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무기안료를 질석과 혼합해 생산하기 때문에 변색이 되지 않고 겉과 속의 색상이 동일한 특징을 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제품 출시와 동시에 학교 유치원의 강당 및 체육시설 음악실, 주택·아파트 단지의 내부 인테리어, 공공 및 다중시설의 사무실, 공항 내부시설, 유흥업소 찜질방 등에 적용하고 있다.

소방시설인 방화문 심재(충진재)로도 활용된다.

시중에 출시되고 있는 중밀도 섬유판(MDF)이나 목재를 압축해 만든 목모보드가 화재와 습기에 취약해 수축 또는 휨 현상이 있고 화재 시 유해가스 발생 위험이 높은 반면, 이 회사의 질석보드 소재는 반영구적인 데다 시공도 매우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실내벽체 마감패널로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했다. 경북 성주군 벽진면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다.

조한래 대표는 “대형 건축물 화재와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연성 친환경 내장재 의무 사용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 인도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본격 나서 친환경 불연·흡음 건축내장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