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 가스터빈 산업 국산화 앞장…中企와 상생하는 '발전산업 생태계' 만든다

입력 2020-10-28 15:25
수정 2020-10-29 14:15

울산에 본사를 둔 한국동서발전(사장 박일준·사진)은 최첨단 공학기술의 집약체인 가스터빈산업의 국산화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한전 및 발전 5사 등과 함께 두산중공업과 ‘국내 가스터빈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박일준 사장은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서발전의 국산화 로드맵은 발전공기업으로서 상생의 발전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일본의 소재 부품 수출 규제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발전설비 기자재 국산화를 선언했다. 2024년까지 연구개발 및 실증 사업 등에 716억원을 들여 1760개의 외자 구매 품목을 국산화해 발전설비 기자재 국산화율 90%를 달성한다는 로드맵도 발표했다.

국산화 성과를 높이려면 중소기업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현장 실증을 지원해야 한다. 동서발전은 국산화 전담 부서를 지정하고 발전부품 실증 지침도 만들었다.

일산화력 가스터빈 발전기에 중소기업이 자체 개발한 발전기의 핵심 설비인 고정자 권선을 설치하는 성능 실험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김권태 해강AP 사장은 “동서발전의 통 큰 결정 덕분에 성능 실험에 성공했다”며 “발전기 고정자 권선은 동남아시아와 중동에서만 시장 규모가 50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동서발전은 가스터빈 핵심 부품에 대한 국산화 연구개발과 실증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일산화력 D급(화염온도 1100도) 가스터빈의 핵심 정비부품 33개 품목을 국산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가스터빈의 50%에 달하는 F급(화염온도 1300도) 가스터빈 국산화에도 나서고 있다.

동서발전은 2010년부터 다양한 국산화 연구개발 지원과 테스트베드 제공 등 국산화 노력을 인정받아 공공기관 최다인 9회에 걸쳐 동반성장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정부 인사혁신처 적극행정 경진대회에서 ‘아름다운 도전상’을 받기도 했다.

동서발전은 미래 10년의 새로운 변화를 디지털 혁신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서 찾고 있다.

지난 6일 포항시, 영남에너지서비스, 한울과 함께 ‘포항시 생활 SOC 연료전지 발전사업’ 협약을 맺었다. 동서발전은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 15㎿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고, 영남에너지서비스는 연료 공급과 농촌 도시가스 공급망 확충을 맡는다. 박 사장은 “생활 SOC 연료전지 사업은 소외된 농촌 마을의 에너지 복지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상생형 에너지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에는 파주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해 연간 7만㎿h의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고, 전지 연료로 쓰이는 도시가스 공급용 배관을 무료로 설치해 인근 농촌마을 74가구에 가정용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길을 열었다.

한국동서발전은 올해로 창립 19주년을 맞았다. 창립 당시 5조원을 밑돌던 자산 규모가 10조원대에 진입했고, 매출은 네 배 가까이 늘어 5조원대에 이르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런 변화 뒤에는 2018년 2월 취임한 박 사장 역할이 컸다.

동서발전은 2025년까지 7조461억원을 들여 발전 분야 디지털화와 디지택트, 수소경제 활성화, 사람 중심 안전·환경망 구축 등을 추진하는 동서발전형 뉴딜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 사장은 “지난 19년간 쌓은 발전 운영 기술 노하우를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융합해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