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교육대 직업훈련 플랫폼 'STEP'…맞춤형 직무교육에 10만명 몰렸다

입력 2020-10-28 17:25
수정 2020-10-29 03:00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권보선 씨(42)는 최근 부서 이동으로 고민이 생겼다. 설계 분야의 전문지식이 필요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내 교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권씨는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총장 이성기)의 온라인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걱정을 덜었다. 권씨는 “체계화된 교육으로 설계 도면 해석에 자신감이 생겼고 3차원 설계 교육까지 받아 수월하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 있는 한기대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 직업훈련 플랫폼인 STEP(스텝·Smart Training Education Platform)의 올해 신규 가입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28일 발표했다. STEP은 다양한 직업훈련 콘텐츠를 한곳에 모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한기대가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개설했다.

STEP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기술·공학 분야(533개)와 가상훈련(69개) 등 1595개 콘텐츠가 있다. 온라인 직업훈련 서비스 기관 중 국내 최대 규모다. STEP은 재직자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1500여 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온라인 강좌를 운영 중이다. 컴퓨터공학, 기계공학, 메커트로닉스공학 등 3개 전공 학점은행제와 특성화·마이스터고 교원훈련을 위한 원격교육연수원도 운영한다.

이 대학은 전국 최초로 지게차, 발전 설비 등 대형 장비가 필요한 직업훈련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로 배울 수 있는 ‘가상훈련 콘텐츠’를 개발해 전국 587개 직업훈련기관(11만9061명)에 무료로 보급했다. 기술공학 분야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는 ‘클립러닝(Clip Learning)’도 개발했다. 30분 분량의 이러닝 콘텐츠를 5분 내외로 재구성해 휴대폰으로 집중 학습이 가능하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STEP은 대학 학부 정규 수업에도 활용된다. 교수들이 대학 스튜디오에서 강의 영상을 제작해 STEP에 올리는 방식이다. 올 상반기 C프로그래밍과 기초수학 등 600여 개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대면수업이 어려운 대학에 지원했다. 한국폴리텍대와 배화여자대 등 5개 대학이 재학생 6만7770명을 대상으로 455개 STEP 과정을 운영했다. 하반기에는 폴리텍대와 충청대가 재학생 1만3269명에게 200개 콘텐츠를 제공한다.

한기대는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상생협력을 위한 교육 콘텐츠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부터 삼성전자 협력업체 직원 2만8496명이 STEP을 활용해 직업훈련을 받았다. 올해는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직원 3만6000여 명이 다음달부터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임경화 한기대 온라인평생교육원장은 “STEP은 교육훈련 콘텐츠와 인프라가 부족한 기업·기관 특성에 따라 맞춤 훈련이 가능하다”며 “질 높고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해 언택트(untact) 시대 교육 환경의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