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안전" 국제행사 잇따라 유치…'K마이스' 곳간 채운다

입력 2020-10-27 15:49
수정 2020-10-27 15:51

경기도와 수원시,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이달 초 ‘세계임상병리사연맹(IFBLS) 총회·학술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연맹이 2년마다 여는 총회는 40개국 9000명이 모이는 임상병리 분야 세계 최대 규모 행사다. 지난 9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사회에서 수원은 미주, 유럽의 쟁쟁한 도시를 따돌리고 2022년 총회 개최권을 따냈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2년 뒤 열리는 행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꽉 막혔던 국제 행사 유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역풍에 주춤했던 ‘K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가 국제 행사를 잇달아 유치하며 곳간 채우기에 나섰다. 극단적인 봉쇄 조치 없이 방역 효과를 거둔 한국이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마이스가 초토화된 외래 관광 시장의 회복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구시는 최근 일본의 도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호주의 브리즈번과 맞붙어 대형 학술대회 2건을 잇달아 유치했다. 2024년 이론 및 응용역학 국제연합(IUTAM) 학술대회는 4000여 명에 달하는 메커닉스 전문가가 참여해 ‘기계로봇 분야 올림픽’으로 불리는 행사다. 세계신경재활학회연맹(WFNR) 세계총회는 2026년 60개국 3000여 명의 신경재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김성태 대구컨벤션뷰로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유치 가능한 국제 행사가 예년에 비해 절반 넘게 줄어든 상태”라며 “올해 말까지 추가로 3~4건의 대형 국제 행사를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참가자 수 1000명 미만인 중소형 국제 행사 유치도 늘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열린 적 없는 행사까지 한국행을 택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가라앉은 시장의 조기 회복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400여 명의 보험계리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제계리사회(IAA) 총회’는 내년 10월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개최권을 따냈다. 부산시는 참가자 700명 규모의 ‘국제해양폐기물 콘퍼런스’ 유치에 성공했다. 인천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된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차기 행사(2023년)를 재유치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세계 금융 심포지엄’을 국내에서 열기로 했다. 내년 9월 열리는 이 행사는 500여 명이 참여하는 중소 규모이지만 120개국 290개 민간 항공사 대표가 참여하는 항공업계 대표 행사다. 관광공사 독일 프랑크푸르트지사는 부산관광공사와 2022년 6월 열리는 ‘국제 내연기관협회 세계총회(CIMAC)’를 유치했다. 영국 런던지사가 유치한 50개국 연기금·기관투자가가 참여하는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 회의는 내년 10월 서울에서 열린다.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 컨벤션이벤트경영학과 교수는 “국제 행사 개최지 선정은 통상 2~3년 전에 결정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적극적인 국제 행사 유치 마케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