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세단에는 ‘생애 첫차’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었다. 경차는 작고 중형 세단은 부담스러운 20~30대 소비자가 첫차로 준중형 세단을 많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준중형 세단의 점유율은 한때 전체 판매량의 20%를 웃돌기도 했다.
준중형 세단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올 4월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7세대 아반떼’가 6개월 만에 5만 대 넘게 팔리면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넘겨줬던 생애 첫차 타이틀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형 아반떼는 혁신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 최첨단 안전장치로 젊은 층을 정조준했다. 각진 디자인의 차체, 빛 반사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라디에이터 그릴, 날렵해진 트렁크 등으로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
신형 아반떼는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앞쪽에 차량·보행자·자전거 등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제동하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 등 안전 기능을 강화했다. ‘현대 카페이’ ‘내 차 위치 공유 기능’ 등 커넥티드카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 8월에는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고성능 브랜드 N라인 모델을 추가로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 시 1531만~2167만원이다. 2030세대가 첫차로 선택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다.
최근 폭스바겐이 내놓은 ‘7세대 제타’도 20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흔들고 있다. ‘수입차 대중화’ 전략의 일환으로 출시된 신형 제타는 이전 모델보다 더 길어지고 넓어졌다. 전장(차체 길이)과 전폭(차체 폭)은 각각 40㎜, 20㎜ 늘어났다. 내부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두 바퀴 축 사이의 거리)도 36㎜ 길어졌다. 전고(차체 높이)는 20㎜ 낮아져 날렵한 쿠페형 디자인을 구현했다.
가격은 제타의 가장 큰 강점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 시 2714만~2951만원이다. 선착순 한정으로 적용하는 폭스바겐 파이낸셜서비스를 이용하면 프리미엄 모델을 233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제타는 지난 15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뒤 약 1주일 만에 초도 물량(2650대)이 모두 팔렸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G70’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경쟁에 합류했다. 방패 모양의 그릴, 날개를 연상시키는 두 줄의 램프, 긴 후드(엔진 덮개)와 짧은 오버행(앞바퀴 중심에서 차체 끝단까지 거리) 등으로 역동적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제네시스는 ‘기업 임원을 위한 차’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G70의 스포티한 디자인만큼은 젊은 층이 타기에도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운전의 재미를 더해줄 첨단 기능도 들어갔다. 전 모델에 ‘스포츠 플러스’ 주행 모드를 적용했다. 별도의 조작 없이 차량이 스스로 엔진 및 변속기 제어를 최적화하는 기능이다. 클러스터(계기반)는 기존 3.5인치에서 8인치로 크기가 커졌다.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차량 내 정보·오락을 제공하는 장치) 시스템도 새로 추가했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 기준으로 4035만~4584만원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