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美, 해외미군 유연하게 조정 중"…주한미군 감축 우려

입력 2020-10-26 17:26
수정 2020-10-27 01:41
서욱 국방부 장관(사진)은 지난 15일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가 빠진 데 대해 “미국 정부가 해외 주둔 군 병력 수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26일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 정부가 해외 주둔 미군에 대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을 감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종합감사에서 과거 SCM 공동성명에서 관례적으로 포함됐던 ‘주한미군 현 병력 수 유지’ 문구가 올해 빠진 이유를 묻자 “미 정부가 해외 주둔 미군 편제와 관련해 ‘융통성 있는 기조를 가져야 한다’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은 특정 국가에서 일정 규모의 미군 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보다 안보 상황을 고려해 병력 수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미국이 지난 7월 1만2000명의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전략적 유연성’ 기조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미국의 해외 병력 운용 방침에 따라 주한미군 병력이 현 수준(2만8500명)으로 유지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미 정부가 주한미군을 ‘한반도 붙박이 군’으로 둘 수 없다는 의견을 이미 한국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다만 “주한미군 운용은 미 의회의 통제(국방수권법)를 받기 때문에 이번 SCM에선 논의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SCM에서 한반도 방위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고 했다.

서 장관은 또 이번 SCM에서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일정과 관련해 한·미 간 이견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SCM 성명에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어떤 시기도 언급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견이 있어 SCM이 끝나고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현재 우리 군은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 이전을 목표로 전작권 전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종합감사에서 이수혁 주미 대사가 지난 12일 주미대사관 화상국감에서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다고 앞으로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데 대해 “일부 표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 대사에게 경고나 주의를 줬는지를 묻자 “이 대사 발언의 취지 등을 충분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