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오니 치워라"…국회 앞 이스타항공 농성장 철거 나서

입력 2020-10-26 17:09
수정 2020-10-26 17:44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청이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이스타항공 농성장 등에 대한 철거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있으니 농성장 철거하라 통보"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위원장은 26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 방문에 맞춰 내일(27일) 오전까지 농성장을 철거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청은 앞선 21일 이스타항공 농성장을 포함해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이들에게 25일까지 농성장을 철거하라며 계고장을 보낸 바 있다.

박이삼 위원장은 "경찰에서는 차벽까지 세운다는 이야기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걸어서 국회를 가는 것도 아닌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농성장을 찾겠다고 국정감사에서 발언했다. 정작 장관은 농성장을 찾지도 않았는데 철거를 하겠다는 꼴"이라고 했다.

경찰 측과 국회 앞 농성 인력 충돌 우려박이삼 위원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노웅래 의원이 농성장을 찾기는 했지만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은 현장을 찾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생존권을 사수하겠다고 국회 앞에 와 있는데 생존권을 빼앗겠다는 꼴"이라고 했다.

경찰은 영등포구청을 통해 병력 투입을 통해 국회 앞 농성장을 철거하겠다고 예고한 것으로 전해져 27일 오전 국회 앞에서 농성장을 지키려는 노조원들과 충돌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박이삼 위원장의 '경찰 차벽 설치 예고' 주장에 대해 "차벽을 설치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