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는 26일 기획재정부와 중앙은행이 오로지 국가부채 관리에만 집중한다고 지적하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동시 저격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우리경제는 가계 부담 경감 및 지출 확대로 순환의 물꼬를 트지 않으면 당장 얼어붙을지 모르는 위기 상황인데도 기재부와 중앙은행 수장의 인식은 오로지 국가부채 관리에만 집중돼 있다.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게오르기에바 IMF(국제통화기금) 총재 역시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불황이라며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정부의 재정지출을 강조했고, 세계 주요 중앙은행 수장들도 잇따라 정부에 재정지출을 요구하고 있다"며 "(재정준칙을 차등 도입하지 않으면) 물가하락과 소비위축, 이어지는 일자리 둔화와 실업자 증가 등 더 심각한 경제위축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 저출산 고령화 상황을 들며 엄격한 재정준칙을 강조하시더니, 홍남기 부총리는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빠른 점 등을 고려해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이 필요하다며 유튜브 강연까지 펼쳤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지사는 "재정준칙 도입은 전세계적 추세도 아닐 뿐더러 조건에 따라 차등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물가하락과 소비위축, 이어지는 일자리 둔화와 실업자 증가 등 더 심각한 경제위축을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빚을 내서라도 선제적 재정확장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님 말씀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며 "국채가 문제라면 IMF 미회수 공적자금부터 제대로 확보하는 게 금융당국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 근거를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이번주 안으로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재정준칙이 법제화되지 않을 경우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재정준칙 도입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달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언론 질의응답 과정에서 "어느 나라보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빨라 연금, 의료비 등 의무 지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엄격한 준칙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