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간부가 與의원 아들 위해 "본죽 사다줘라"…진중권 "군대 다시 가고파"

입력 2020-10-23 09:54
수정 2020-10-23 10:47

군 복무 중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의 아들이 장염에 걸리자 공군 간부가 김 의원 아들을 위해 '죽 심부름'을 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간부들은 본죽에서 죽을 구입하라고 지시하며 특정 메뉴까지 구체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일체(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군대 다시 가고싶다"며 비꼬았다.

지난 22일 KBS는 "지난해 말 당시 제1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장 박 모 중령이 공군 본부 군사경찰단에 보고한 첩보 문건에 따르면 '비행단 최고책임자 박모 단장(당시 준장· 이후 소장으로 진급)이 국회 국방위원인 김병기 의원 아들(당시 10전비 군사경찰대대 상병)을 감싸는 바람에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한 간부는 "다른 병사들이 아플 때는 간부가 죽을 사다 주라고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비정상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고 KBS는 보도했다. KBS는 또 다른 10전비 관계자를 인용해 "김 씨가 전화로 본죽의 특정 메뉴를 먹고 싶다고 누군가에게 말했더니 얼마 뒤 간부가 그 죽을 사서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에 반박문을 실었다. 김 의원은 "차남이 심한 장염으로 설사·탈수증세를 보여 입원을 한 후 생활관으로 돌아오자 행정반장인 김 모 중사가 “많이 아프다며? 이거 먹어라”고 죽을 주셔서 감사히 받은 적이 있다"며 "차남은 한 번 받았다고 하며 전달자를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KBS는 최소 두 차례 아들이 죽을 지정해서 간부가 전달까지 했다고 보도했으니 나머지 전달자를 밝히면 진위가 가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생활관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차남은 일과 근무보다 상대적으로 더 힘들다는 주·야 교대근무를 자원해서 복무했다"며 "명령에 따라 정해진 날에 생활관을 옮겼다"고 부인했다.

김 의원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저나 의원실은 일체(일절) 관여하지 않았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음해성·허위 제보자는 법적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KBS의 보도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간부가 죽 심부름도 해주고. 아, 군대 다시 가고 싶다"라고 적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