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집값을 견인하던 수원시의 분양 열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수원시는 지난 12·16대책 이후 풍선효과를 타고 연초에 집값이 급등한 지역이다. 2·20대책과 6·17대책에 거쳐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지역이 투기과열지구가 됐다. 청약은 까다로워지고 대출은 줄었지만, 예비 청약자들은 수원으로 몰리고 있다.
23일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수원시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는 총 9개 단지였다. 모든 단지가 두 자리 수 경쟁률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에 몰린 1순위 청약자 수는 총 25만2161명으로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1순위 청약자 수 73만5836명의 약 34.27%를 차지했다. 경기도 1순위 청약자 10명 중 3명은 수원시에 청약한 셈이다.
수원시는 전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이후에도 청약시장은 뜨겁다. 대책 발표 직후 청약접수를 받은 ‘서광교 파크 스위첸’은 1순위 평균 34.38대 1을 기록했고 이어서 분양한 수원센트럴아이파크자이(15.88대 1), 영통 아이파크 캐슬 3단지(35.74대 1), 영흥공원 푸르지오 파크비엔(15.19대 1) 등을 나타냈다. 경쟁률의 기복이 있을지언정 무순위로 넘어가는 등 포기사례는 드문 상태다.
수요가 풍부한 만큼 미분양 물량도 ‘제로’다. 경기도청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경기도에는 총 2585가구의 미분양 주택이 있었다. 이중 수원시의 경우 미분양 주택은 전무하다. 올해 1월 2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2월 소진된 이후 0가구를 유지하고 있다.
집값도 계속해서 상승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원시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0.25% 하락했지만, 올해들어서는 16.64% 상승했다. 팔달구가 올해 19.71% 올랐고, 권선구(18.13%), 영통구(17.35%), 장안구(12.13%) 등의 순이었다.
수원시는 지하철 분당선과 신분당선 등으로 서울 강남 접근성이 높은 반면, 아파트의 노후비중은 높은 상태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수원시 입주 15년 초과 아파트 비율은 58.15%로 경기도 평균 노후도 51.09%를 웃돌고 있다. 노후된 아파트들이 속속 재개발을 진행했고, 신규 택지지구 개발도 활발이 추진되면서 분양 시장은 호황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원시의 경우 학교, 교통, 인프라 등 주거환경이 우수한 반면 노후주택 비중이 높다보니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단지들이 대거 공급되지만, 공급과잉 우려가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