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22일(06: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특수전력기기·엔지니어링 솔루션업체 우진기전 인수후보자로 우진기전 전 오너 김광재 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케이탑스- 재무적 투자자(FI) 큐리어스파트너스-L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새롭게 선정됐다.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직원 내부 반발이 계속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다. 매각 작업도 다시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진기전의 담보권자인 하나금융투자는 전날 큐리어스 컨소시엄을 새로운 인수후보자로 낙점했다. 거래 금액은 약 3150억원이다. 하나금투는 지난 20일 동아엘텍 컨소시엄과 약 1860억원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거래를 최종 무산시켰다. 매각 측은 당초 예상보다 매각 작업이 상당 기간 지체된 만큼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우진기전의 인수후보자 교체는 예상된 일이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8월 중순 우전기전 매각을 위해 본입찰을 실시한 뒤 가장 낮은 금액을 써낸 동아엘텍 컨소시엄을 우협으로 선정했다. 자금 조달 능력 등을 인정받으면서다. 그러나 통상 가장 높은 금액 써낸 후보자를 최종 인수자로 선정하는 인수합병(M&A) 거래 관행을 감안하면 가격 차이가 상당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럼에도 하나금투는 매각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하기 위해 동아엘텍과의 거래를 밀어부쳤으나 우진기전 내부 반발이 커지면서 매각 작업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우전기전의 장창익 대표가 대주주 교체 시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직원들이 동아엘텍으로의 매각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면서다. 대기업 수주 베이스인 우진기전 사업의 특성상 장 대표는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핵심 인물로 꼽힌다.
우진기전의 전 오너인 김 전 회장은 회사를 매각한 지 6년여 만에 다시 되찾게 됐다. 김 전 회장은 2015년 당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회사를 매각한 뒤 경영진으로 남아 있다가 2018년 에이스에쿼티로 경영권이 넘어간 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김 전 회장은 우전기전이 헐값에 매각될 위기에 처하자 재무적 투자자를 접촉하며 인수에 나섰다. 2018년 우진기전이 인수금융 자본재조정을 진행할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는 3200억원 수준이었다. 김 전 회장측은 우진기전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하나금투 대상으로 매각금지 가처분 소송도 제기했다.
김 전 회장은 우협 선정이 무산된 뒤 하나금투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큐리어스파트너스와 LK투자파트너스 등 FI의 도움을 받아 원리금 1800억원 상당을 갚은 방안이다. FI들은 수년 내 우진기전 기업공개(IPO) 조건을 걸고 대출 상환을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큐리어스 컨소시엄의 진행 중인 자금 모집도 순항하고 있다. 인수금융은 우리은행이 단독으로 주선하기로 했다. 김 전 회장이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하기로 하고, 나머지 기관투자자를 모집 중에 있다.
우전기전은 전력개폐기와 차단기,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제조사다. 뛰어난 현금흐름 창출력 덕택에 이번 인수전에서 국내 중견 운용사 FI와 전략적투자자(SI)의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