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이상반응은 주사를 맞은 부위가 붉게 변하거나 통증을 일으키는 국소 부작용이다. 이 같은 국소반응은 1~2일 안에 사라진다. 전신반응으로는 발열, 무력감, 근육통, 두통 등의 증상이 접종자의 1% 미만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 백신 접종 후 6~12시간 이내 발생하는데 하루이틀 정도 지속된다. 전문가들은 처음 백신을 맞는 경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접수된 독감 백신 접종 이상사례는 알레르기 119건, 부기 및 통증 111건, 발열 93건, 기타 104건이었다.
백신을 접종하고서 드물게 아나필락시스 등 심한 과민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몸이 특정 물질에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 주로 땅콩, 달걀, 해산물, 과일 등의 음식을 먹고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페니실린 계열 항생제, 해열진통제, 백신, 벌쏘임 등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물질에 접촉한 뒤 1시간 안에 기침, 가슴 통증, 입과 손발의 저림, 빈맥, 발진,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아나필락시스를 의심한다. 아나필락시스가 심해지면 호흡 곤란, 저혈압, 의식 소실 등이 일어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백신을 접종한 뒤 병의원에서 최소 10~20분을 머무르며 경과를 관찰하는 게 좋다.
달걀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접종 전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양쪽 다리부터 마비가 진행되는 길랭바레증후군은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과거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6주 이내 길랭바레증후군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은 독감 고위험군이 아닌 이상 접종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