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소비 시대, 팬덤 보유한 기업만 생존"…2020 한경 디지털 ABCD 포럼

입력 2020-10-22 17:29
수정 2020-10-29 16:4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대유행)은 아직 오지 않은 제4차 산업혁명의 실현을 5~10년 앞당길 것이다.”(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한국경제신문의 디지털 미디어 한경닷컴이 22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0 한경 디지털 ABCD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방법으로 ‘공생’과 ‘적응’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날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진화하는 디지털 세상’을 주제로 열렸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ABCD’, 즉 인공지능(AI)·블록체인·클라우드·빅데이터 관점에서 현재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정재승 교수는 “코로나19는 그동안 배달 앱을 써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앱을 설치하게 하고, 인터넷 쇼핑몰과 온라인 서점의 이용을 더 부추겼다”며 “팬데믹이 온라인 기반의 비즈니스 영역을 더 빠르게 확대시킴에 따라 3~5년 안에 상가 공실률 등의 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는 점점 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산이 되겠지만, AI가 없앤 일자리 피해와 앞으로의 경쟁은 인간의 몫”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은 인간과 AI의 화합과 공생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인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웹과 인터넷이 생기면서 구글이 등장했고,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카카오 같은 기업이 나왔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은 항상 새로운 주인공을 만들고 미리 준비한 곳들이 그 역할을 맡는다”고 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문성욱 SK텔레콤 CoE팀 리더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의 상황에서 ‘온택트(온라인 대면)’라는 새로운 가치가 나온 것처럼, 익숙하지 않은 것에 남들보다 먼저 익숙해지고 적응해내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 리더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곳에서부터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배정현 이사는 “창작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오히려 결핍된 상황에서 더 증가한다는 것을 틱톡이 보여줬다”며 “코로나19가 가져다준 공간에 대한 제약이 오히려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 하나인 소통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더 크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지금까지 불법으로 규정된 비대면 의료가 현장에서 사용되면서 의료 서비스를 소비하는 형태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의료 서비스 솔루션 제품 등 디지털 치료 기기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우석 US스탁 본부장은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펀드로 묶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향후 디지털 권력은 스마트폰을 원어민처럼 사용하는 소비자 손에서 나올 것”이라며 “K팝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 팬덤을 만드는 능력이 기업 생존의 잣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