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라임·옵티머스 진실 규명' 승부수 던졌다

입력 2020-10-22 17:19
수정 2020-10-23 01:13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야당이 22일 ‘라임·옵티머스 특검법’을 발의했다. 파견 검사와 공무원 수가 과거 국정농단 사태 조사를 위한 최순실 특검의 1.5배, 댓글조작 논란 수사를 위한 드루킹 특검의 2.3배에 달하는 ‘매머드급’ 규모다. 두 야당은 “특검법 처리를 거부하는 건 감춰야 할 게 많다는 의미”라며 여당의 특검 수용을 압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략적 시간끌기”라며 특검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野 “與 특검 거부, 이유 없어”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안과를 찾아 ‘라임·옵티머스 펀드 금융사기 및 권력형 비리 게이트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을 제출했다. 법안 발의에는 두 당 소속 의원을 비롯해 무소속 홍준표, 윤상현, 김태호, 박덕흠 의원 등 총 110명이 참여했다.

법안은 특검팀을 파견 검사 30명, 파견 공무원 60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했고, 대통령이 4명의 특검보를, 특검이 60명 이내의 수사관을 각각 임명하도록 규정했다. 과거 ‘최순실 특검’의 1.5배 규모다. 최순실 특검은 파견 검사 20명, 파견 공무원 40명 이내 수준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 전 정무수석의 이름이 나오고 민정수석실의 현직 행정관이 숱하게 관여한 이 사건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의해서는 제대로 수사될 수 없다”며 “‘추미애 검찰’에 그대로 맡겨서는 국력 낭비만 생길 뿐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특검을 거부하거나 회피할 아무 이유와 명분이 없다”며 “만약 거부한다면 숨기거나 감춰야 할 비리가 많다는 걸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특검법을 여당이 거부할 경우 국정감사가 끝나면 이어질 예산안 편성을 보이콧하는 등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장외투쟁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철을 위한 가용한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與 “특검이 아니라 공수처 필요”민주당은 두 야당의 압박에도 “특검법 도입 주장은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야당의 특검법 발의는 자기 당 소속 인사들을 보호하려는 정략적인 시간끌기용 주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히려 라임 사태는 특검이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며 야당을 향해 공수처 출범을 압박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씨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 검찰의 타락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검찰은 개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며 공수처 출범은 정치검찰, 부패검찰이라는 오명으로부터 검찰을 개혁하는 출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국민의힘은 좌고우면 말고 26일까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최 수석대변인도 “라임 사태에 대해서는 특검이 아니라 수사팀 재편 등을 통해 검찰 수사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 이후에 검찰 비리나 편파 수사 같은 부분은 상설 특검인 공수처로 넘기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여야의 극명한 시각차로 인해 이날 성사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도 별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김태년, 주호영 두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각각 공수처 협조와 특검 수용을 서로에게 요구하면서 합의가 불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