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사망 17건 중 13건은 노인…또 취약계층 덮쳤다

입력 2020-10-22 12:18
수정 2020-10-22 12: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트윈데믹(twindemic·감염병 동시유행)을 막고자 시작한 무료 독감백신 접종 이후 사망한 사례가 총 17건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60~70대 이상 노인 사망자가 12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보건당국의 발 빠른 진상규명과 조치가 요구된다.

22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창원에 사는 70대 남성이 지난 19일 오전 10시께 한 요양병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숨지면서 올해 독감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17건로 늘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17세 남성 사망자를 제외한 대다수 사망자가 고령층이란 점이다. 독감 접종 후 사망한 사례 17건 중 유가족의 요청에 의해 공개되지 않은 2건을 제외한 사망자 15명은 Δ인천 17세 남성 Δ전북 77세 여성 Δ대전 82세 남성 Δ대구 78세 남성 Δ제주 68세 남성 Δ서울 53세 여성 Δ경기 89세 남성 Δ대전 79세 여성이며 이외에 추가로 밝혀진 7명(경남 안동·경남 창원 2명·경북 상주·전남 순천·전북 임실·경기 인천)도 모두 70대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21일) 추가 사망 사례 발표 이전 브리핑에서 "사망한 9명 중 17세 고등학생 이외 나머지 8건은 어르신들"이라며 "예방접종과 인과관계를 조사 중이긴 하지만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 예방접종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중증 이상 반응 방지를 위해 예방접종을 하실 때는 건강 상태가 좋은 날 받아주시고, 아픈 증상이 있거나 만성질환은 의료인에게 반드시 알려달라"며 "접종 후에는 의료기관에서 15~30분 정도 이상 반응을 관찰하는 등 주의사항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19일부터 만 70세 이상 독감 무료 접종이 재개되면서 동네 병·의원마다 대상자가 몰려 우려는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심지어 백신이 동나면서 일부는 그냥 돌아가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질병청은 아직까진 백신이 사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입장도 고수하고 있다.

정은경 청장은 22일 열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사망자가 예방 접종 때문에 사망했다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 조사반의 의견이기 때문에 예방 접종 사업은 계속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