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부착에 가짜트럭까지…미리보는 '코로나백신 유통작전'

입력 2020-10-22 10:19
수정 2020-11-16 00:3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출시가 가까워지면서 보건당국과 제약사들이 백신 도둑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이자를 비롯한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이 백신 유통 과정을 면밀히 추적할 수 있도록 GPS 소프트웨어를 부착하고, 도둑들을 속이기 위해 아무것도 싣지 않은 가짜 백신 트럭도 배치할 계획이라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조된 백신을 병원 등으로 실어나르기 전까지 백신은 비밀 장소에 보관될 예정이다.

백신을 보관하기 위한 용기를 만드는 유리 전문업체는 위조품을 막기 위해 자외선 조사 등으로 진품을 인증할 수 있는 코로나19용 특수유리병을 만들고 있다.

미국 정부 안전한 백신 유통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미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백신 시판 허가가 내려지면 백신을 운송할 때 법무부 산하 연방보안관실(USMS) 요원들을 동행시킬 방침이다.

운송회사와 병원들도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UPS는 2m 이내 오차로 백신을 감시할 수 있는 추적 장치를 부착할 방침이고, 필라델피아 제퍼슨병원은 보안카메라, 쇠창살, 카드열쇠 등을 갖춘 방에 백신을 보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보안을 위해 제약사, 병원, 보건당국 등이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그만큼 백신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개발 선두주자들은 이르면 11월이나 12월경 긴급 사용승인을 받을 전망이지만, 초기 공급량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범죄 조직 등이 백신을 훔쳐 암시장에 내다 팔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당시 밀워키에서 900회 투여분 이상의 신종플루 백신을 훔친 혐의로 한 남성이 체포된 사례가 있다.

모더나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후안 안드레스는 WSJ에 "보다 일찍 백신에 접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백신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