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세금 먹는 하마]는 전국 팔도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곳을 찾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보고 취재한 내용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
2009년 착공해 2010년 개장한 전남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F1 서킷)은 국내에서 최초로 포뮬러원(F1) 규격에 맞춘 서킷으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개장 당시의 화제성이 이후의 흥행을 보장해주진 못했다. 10년이 흐른 지금은 번번이 '세금 낭비 사례'로 꼽히는 곳이 됐다.
<한경닷컴> 취재진은 지난 23일 혈세 4300억원을 투입했으나 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영암 F1 서킷을 찾았다. 이어지는 누적 적자로 F1 대회 유치를 2014년 포기했던 만큼 F1 서킷은 '외로운 섬' 같은 모습이었다.
서킷 역할 실종…수천억 들어간 혈세 어쩌나<한경닷컴> 취재진은 영암 F1 서킷을 찾기 위해 서울역에서 KTX에 몸을 실었다. 목포역에 도착해서도 갈 길이 멀었다. F1 서킷으로 가는 대중교통은 배차 간격이 한 시간 단위였다. 한참 기다려 어렵사리 대중교통을 타도 한 시간이 걸렸다. 택시로는 20여분 거리였다.
총면적 185만3000㎡(56만평), 여의도 4분의 1 크기라는 F1 서킷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몇몇 레이서들이 연습하고 있었지만 문을 닫아놓은 건물이 즐비했다. '미디어센터' '라이센스 교육장·접수처' 등 부대시설들이 굳게 닫혀 있었다. 문밖에서 실내를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관리 인력도 눈에 띄지 않았다. F1 서킷 입구에서 발열 체크하는 인력만 있었을 뿐 F1 서킷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아무런 제제도 없었다. 연습 중인 자동차 속에 일반 시민이 뛰어 들어가도 제지를 할 수 있는 인력조차 없어보였다.
그렇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응도 부족한 모습이었다. F1 서킷을 건너기 위해 건조물에 올랐지만 엘리베이터엔 소독약이 비치되거나 항균 필름이 부착돼 있지 않았다. 몇몇 자동차 부품이 F1 서킷 밖에 버려져 방치돼 있기도 했다.
매년 무언가 하자는데…무엇하나 신통치 않다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F1 서킷 건설에는 총 4285억원이 투입됐다. 모두 세금이었다. △문체부 예산인 국비 728억원 △행정안전부 예산인 특별교부세 110억원 △전남도비 3447억원이 들어갔다.
투입 금액에 비하면 수익은 형편 없다. 최근 5년간 F1 서킷은 매년 30억원 내외 수입을 얻는 데 그쳤다. 연간 지출도 30여억원 수준이라 수익은 제로(0) 수준이다. 갚아야 할 부채만 1000여억원인데 수익이 전혀 안 나고 있는 것이다. 연간 방문객도 △2016년 19만2803명 △2017년 18만1270명 △2018년 14만3115명 △2019년 12만9231명으로 계속 줄고 있다.
F1 대회 유치를 포기한 이후 매년 무언가를 건립해 적자를 메워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에 유스호스텔, 직업체험관까지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하지만 몇몇 대안이 논의만 됐을 뿐 모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폐기됐다.
무엇보다도 수천억원을 들인 F1 서킷이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정치권에서는 영암 F1서킷이 잘못된 수요 예측의 표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원래 목적인 F1 대회마저 열리고 있지 않아 앞으로도 마땅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탓이다.<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배현진 의원 : 전남 F1서킷은 F1 유치를 목적으로 4000억원 국민 혈세를 들인 시설이다. 그러나 현재 관리감독 부재로 1000억원 빚더미에 앉은 실정이다. 전형적 예산 낭비 행정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다.
영암=조준혁 /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