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박해' 박용진·조응천 "금태섭 탈당 야속…행운 빈다"

입력 2020-10-21 16:59
수정 2020-10-21 17:01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조응천 의원이 자신들과 함께 '조금박해'로 불리던 금태섭 전 의원(사진)의 탈당에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금박해'는 민주당 내 소신파로 분류됐던 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박용진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딴 호칭이다.

박용진 의원은 21일 금태섭 전 의원의 탈당에 대해 "고민을 모르는 바 아니나, 정당정치를 기본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2011년 민주통합당 창당에 기여한 사람으로서 금태섭 전 의원의 선택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늘 이 상황과 금태섭 전 의원님의 결정이 유감이고 안타깝다"면서도 이같이 언급했다. 박용진 의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과 관련해 소신 발언을 해 열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시달린 바 있다.

박용진 의원은 "진영논리는 쉽게 빠질 수 있는 정치의 문법이다. 정치인들에게 쉽고 편한 일이나 나라를 어렵게 하고 국민을 갈라놓는다"며 "그래서 정치의 역할을 거꾸로 뒤집는 결과를 만드는 편가르기와 내로남불은 정치인이 가장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금태섭 전 의원의 선택에 동의를 표했다.


또 "저는 민주당이 보여줬던 포용정당, 국민정당의 길을 더 확대하여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드는 일에 헌신하고 앞장서겠다"라며 "정당정치주의자로서, 당에 변화가 필요한 지점이 있다면 그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 역시 제가 감당해야 할 일이다. 혹여 당의 부족함이 있다면 그것도 채워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용진 의원은 "당 안에서 혹시라도 몰이해와 비난이 쏟아지더라도 소신을 가지고 정직하게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면서 당의 변화를 만들겠다. 그렇게 당 안에서 부대끼고 토론하면서 당원들을 설득하고 변화에 앞장서겠다"면서 "그래서 금태섭 전 의원의 선택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 남긴 글에서 당에 대한 마지막 애정과 회한이 절절하게 느껴졌다"며 "당의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으로 헌신했던 분이 당을 떠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앞날에 행운을 빈다.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대선부터 20대 국회 4년 동안 많은 생각을 공유하며 의지했던 금태섭 전 의원의 탈당 소식을 접했다"며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그간 우리가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던 것은 우리가 속한 민주당을 더 건강하고 상식적인 집단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고 우리 당의 부족한 점은 외부의 비판과 내부의 노력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금태섭 전 의원과 제 판단이 다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태섭 전 의원이 남기고 간 숙제를 풀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금태섭 의원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기를 빈다"고 했다.

검사 출신으로 박근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파동과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 등에서 소신발언을 한 바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