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체복무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후 2년여 만인 이달 본격 시행된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가 시작되면서 '정당한 병역거부'에 대한 재판부 기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법무부는 이달 64명, 다음 달 42명 등 올해만 106명이 목포교도소 등 3개 기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 복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체복무 입법논의는 2018년 6월 정당한 사유가 있는 입영 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 제도가 필요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논의가 본격화 됐다. 이후 병역종류에 대체복무가 추가됐고 대체역 심사위원회 구성, 대체역 편입 절차 등을 정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도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대체역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보통 두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대체역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는 것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 됐다가 무죄 확정을 받는 경우다. 그렇기 때문에 사법부의 '정당한 병역 거부 기준'이 주목 받고 있다.
우선 재판부는 병역 거부자의 종교적 신념이 병역 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만큼 진실한 것인지 파악한다. 한 예로 재판부는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는 침례의식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7월 유죄를 선고했다.
이와 함께 종교 교리에 맞지 않은 범죄나 전력이나 게임도 유죄의 사유로 고려 될 수 있다. 대법원은 여성을 상대로 몰카·온라인 게시판 모욕·절도 등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신도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병역을 거부한 신도가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 등 총기 게임을 즐긴다는 이유를 들어 유죄를 판결하기도 했다. 당시 신도는 재판을 받는 기간동안에도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를 즐겼으며, 게임을 할 당시에는 양심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 6월 또 다른 신도는 항소심에서 온라인 전쟁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롤·LOL)'를 즐긴 점이 확인 됐지만 무죄를 선고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캐릭터들의 형상과 전투의 표현 방법이 살상을 간접 경험하게 본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을 내렸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