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21일(15: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 거래액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투자가 제한된 가운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진 여파로 분석된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존스랑라살)코리아는 21일 ‘2020년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울의 A급 오피스 시장이 상반기 주춤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풍부한 유동성과 핵심(코어) 자산 선호현상이 맞물려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란 것이 보고서의 골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 거래 금액은 약 6조 2000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고 거래 금액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150%, 전년 동기 대비는 99% 상승한 수치로, JLL 기준 아시아·태평양 권역 1위다.
3분기의 거래건수는 1,2분기보다 더 적었다. 하지만 높은 가격의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되면서 거래액이 급증했다. 3분기엔 1000억원 이상 대형 거래가 10개 이상 성사됐다. 실물 자산 매각 뿐 아니라 수익증권 거래(Share Deal)도 다수 발생하였다.
JLL관계자는 "국내 오피스 매매 시장의 호황세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의사결정이 지연된 빌딩들을 중심으로 클로징이 이번 분기 다수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3분기 최대 규모 거래는 서울역 인근에 새롭게 들어선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인 SG타워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시행사인 PTSG PFV로부터 약 9400억 원에 인수했다. 최대 출자자는 교직원공제회다. 그 외엔 두산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한 동대문 두산타워(8000억원), 서대문역 인근 센터포인트 돈의문(6600억원), 국민연금이 매각한 쌍림동 CJ제일제당센터(5800억원)이 뒤를 이었다.
강남 권역에선 현대해상강남사옥이 3600억원에 매각되면서 강남의 단위면적 가격으로 역대 최고가인 평당 3400만원에 거래됐다. 더피나클강남은 4520억 원에 매각에 성공했다.
남은 4분기 중 오피스 거래량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로 삼일빌딩 리모델링, 케이스퀘어시티(구 씨티은행 다동사옥), 여의도 KB금융타운, 여의도우체국제건축, 강남 화이자 빌딩, 플래티넘 타워 등이 새롭게 공급된다. 일부 빌딩들의 경우 매각 거래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 공실률은 약 14.3%로 전 분기 대비 0.5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분기 도심에 두 개의 A급 오피스가 추가된데 이어, 이번 분기에 여의도 파크원이 준공되는 등 대규모의 신규 공급이 공실률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 경제가 타격을 입었지만 거래 및 임대 시장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기존에 25~35% 수준이었던 외국 기업의 신규 계약 면적은 전체의 3.4%만을 차지하는 등 부진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우수한 환경과 조건을 갖춘 빌딩으로 조직을 분산시켜 밀집도를 줄이려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회복세를 이끌었다.
JLL은 향후 오피스 시장이 권역마다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판교를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정보통신(IT) 및 게임 회사들은 강남 권역으로까지 지속적인 사세 확장을 이어갈 것이라 예상된다. 도심 권역의 경우 우수한 교통망을 강점으로 권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금융 및 보험업의 선호도가 높은 여의도 권역은 파크원의 공실 해소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12개월 이내에 각 권역에 추가적인 공급이 예정되어 있지만, 이는 시장에 임대 가능한 면적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서 더욱 활발한 임차 활동을 가능케할 것으로 전망했다. JLL관계자는 "신규 대형 빌딩 공급 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임차인에게 우호적인 인센티브를 일시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각 권역의 실질 임대료 상승 속도가 다소 더뎌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