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메모리 부문인 낸드플래시사업을 10조3104억원(약 90억달러)에 사들인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중 D램에 이어 낸드 부문에서도 글로벌 2위 기업으로 발돋움한다.
SK하이닉스는 20일 인텔과 이 같은 내용의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80억달러)를 뛰어넘는 금액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구체적인 인수 대상은 낸드와 낸드로 제조한 데이터저장장치(SSD),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 등이다. 인텔의 차세대 제품을 개발 중인 옵테인메모리사업부를 제외한 낸드사업 전체를 사들이는 것이다.
이번 계약으로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던 SK하이닉스의 약점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11.4%로 5위권에 머물렀다. 인텔의 점유율(11.5%)을 흡수하면 단숨에 2위로 도약하게 된다. 기업용 SSD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업황 변동성이 심한 메모리사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사업에서 D램 못지않은 지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D램과 낸드라는 양 날개를 활짝 펴고 기업가치 100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송형석/황정수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