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택배사들, 줄줄이 'BTS 제품 배송 거부'…당국 개입 의혹

입력 2020-10-20 16:04
수정 2020-10-20 16:17

중국 대형 물류기업들이 연이어 방탄소년단 제품 배송 거부에 나서고 있다. 앞서 업계 5위 기업 '윈다'에 이어 또 다른 대형 물류업체 '위엔퉁', '중퉁' 등 2곳이 추가로 배송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중국 택배사들의 BTS 거부 행렬 뒤에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중국 대형 택배업체 위엔퉁과 윈다, 중퉁 등 3곳은 모두 BTS 관련 제품 운송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BTS '6·25전쟁' 관련 발언에 따른 중국 내 분노 여론을 의식한 중국 택배사들이 자체적으로 '불매운동'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종합해 보면 택배사가 아닌 중국 해관총서가 BTS 관련 제품의 수입을 막고 있었다. 또 해관총서는 BTS와 관련이 없는 한국 제품들에 대해서도 관리·감독을 강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19일 웨이보 윈다 한국지사 계정에는 "BTS 택배 관련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 "현재 BTS 관련 택배는 잠시 배송을 중단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윈다는 배송 중지 사유에 대해 "원인은 우리가 모두 아는 것이다"라고만 설명했다. '우리가 모두 아는 것'은 BTS의 수상 소감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BTS 리더 RM은 지난 7일 한·미 관계에 공헌한 인물·단체에 주어지는 밴 플리트상 온라인 시상식에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인들의 반발을 샀다.

'양국'은 미국과 한국을 의미하며 "(한국전쟁 당시 참전해 싸운) 중국인들을 무시한 발언"이라는 게 중국인들이 분노를 표한 이유였다.

또 지난 18일 위엔퉁과 중퉁 측은 BTS 배송 거부와 관련한 중국 누리꾼들의 문의에 대해 "우리 자체에서 거부하는 것이 아닌 해관총서에서 BTS 제품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퉁택배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BTS 논란의 영향으로, 해관총서가 인쇄품과 인쇄 제작품 등에 대한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며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물품들은 상자를 하나하나 다 뜯어볼 정도로 엄격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영향으로 기타 한국 제품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