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LA카운티미술관, 중국의 중국미술관, 독일 칼스루헤 미디어아트센터(ZKM) 등 해외 주요 미술기관과 공동기획 교류전을 2021~2022년 개최하기로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190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미술의 진면목을 소개해 '미술 한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동부 지역을 대표하는 구엔하임미술관과는 2022년 '아방가르드: 1960~70년대 한국의 실험미술'전을 공동기획해 한미 양국에서 순차적으로 열기로 했다. 한국 미술사를 맥락으로 1967년에 열린 '청년작가 연립전'부터 1969~75년에 열린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전', 1979~80년에 활동한 'S.T(공간과 시간)' 등 당시의 실험미술 활동을 담은 주요 작품 및 자료들과 함께 이강소 이건용 이승택 김구림 성능경 등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청년작가 연립전'은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 중심의 구상회화와 앵포르멜이 중심이던 국내화단에 탈평면적인 실험예술을 선보인 첫 시도로 평가된다. S.T 그룹은 당시 한국미술의 딜레마로 지목됐던 논리와 분석의 결여를 오브제와 입체, 이벤트로 극복하려고 했던 선구적 그룹이었다. 이번 교류전과 함께 1960~70년대를 중심으로 한국 실험미술의 맥을 짚는 전시, 출판, 학술행사도 양측의 공동 연구와 협업을 통해 이뤄진다.
미국 서부 지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관으로 꼽히는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는 한국 근대미술을 주제로 한 기획전이 2022년 가을에 열린다. 한국 근대미술을 주제로 한 전시가 미국이나 유럽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LACMA와 전시 공동주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6월 체결하고 전시 개최를 위한 공동연구와 실무협력을 약속했다. 190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한국 근대기 주요 작가의 대표작을 대거 선보일 방침이다.유화, 한국화 뿐만 아니라 당시 사진 자료를 통해 시대상을 소개해 한국 역사와 미술의 역동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국립현대미술관에 해당하는 중국미술관과는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2022년 소장품 교류전과 국제학술행사를 공동 개최하기로 하고, 지난 6월 MOU를 체결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중국미술관이 소장한 서비홍, 임풍면, 반천수, 부포석, 우비암, 오창석, 조지겸, 제백석, 오작인 등 중국 근현대 대표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되고,중국미술관에서는 한국 근현대 대표작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
독일 미디어아트센터 ZKM과는 김순기, 피터 바이벨 전시를 주고받는다. ZKM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 주최한 '김순기: 게으른 구름'의 순회전을 제안했고,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ZKM에서 열린 피터 바이벨 회고전을 서울에서 여는 업무업약을 지난 2월 체결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공동기획 교류전을 통해 한국미술의 진면목을 세계에 알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