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 연루설이 제기되면서 궁지에 몰렸던 여권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사진)의 옥중서신을 계기로 프레임 전환에 나서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야권·검찰 비리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라임 사태 핵심인 김봉현 전 회장은 지난 16일 옥중서신을 통해 검찰 출신 A 변호사가 "여당 정치인들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사 협조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들을 보면서 모든 걸 부인한다고 분노했는데, 내가 언론의 묻지마 식, 카더라 식 토끼몰이 당사자가 되어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를 직접 경험해 보면서 대한민국 '검찰개혁'은 분명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봉현 전 회장을 사기꾼이라고 폄하했던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9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갑자기 그를 치켜세웠다. 앞선 8일 김봉현 전 회장은 강기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강기정 전 수석은 "김봉현씨의 자필 서신 옥중 글에 따르면 이건 검찰들의 장난이다. 검찰 게이트"라며 "전·현직 검사들이 많이 개입된 걸로 봐서 검찰 게이트라 생각해봤다"고 언급했다. 김봉현 전 회장의 자필 서신이 신빙성 있다는 취지다.
반면 국민의힘 '라임·옵티머스 권력 비리게이트 특위'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봉현 편지는) 사기꾼의 일방적 '폭로'이고 한 눈에도 허구임이 분명한 대목이 너무나 많다"며 "'라임 수사팀에 참여 할 검사들'에게 접대했다는 주장만 해도 접대 시점은 수사 시작 이전이다. 그런데도 법무부 장관이 사기꾼 말을 맹신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사기꾼들과 손잡고 검찰을 절벽으로 내몰고 있다. 정권의 비리와 범죄가 얼마나 구리길래 무법(無法) 장관이 이처럼 폭주할까 싶다"며 "5000만원을 받았다는 강기정 전 대통령 정무수석, 양복을 얻어 입었다는 기동민 의원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것임이 틀림없다"고 했다.
검찰 출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기 당한 피해자들은 피눈물을 흘리는데 사기범들은 '검찰개혁' 한 마디로 의인이 되는 나라"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