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글로벌 정보통신(IT)기업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법무부가 이날 구글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미국 정부가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제기한 반독점 소송 이후 가장 큰 건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법무부가 최소 20년, 어쩌면 100년간 미국 기업을 상대로 벌인 반독점 소송 중 가장 중대한 건”이라고 평가했다.
미 법무부는 그간 구글의 검색 부문 등을 겨냥해 반독점 조사를 벌여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의 기본 검색엔진이다. 데스크톱 브라우저에선 구글 크롬, 애플 사파리, 모질라 파이어폭스 등에서 기본 검색엔진으로 쓰인다. 이때문에 기본적으로 시장 지배력이 막강하다는 지적이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안드로이드 폰에선 구글 앱이 선탑재됐을 뿐 아니라 삭제도 불가능하다”며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와 수익 배분 계약을 통해 타사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작년 6월엔 검색을 비롯한 구글의 핵심 사업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그 해 7월엔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에 대한 경쟁 방해 행위를 놓고 조사를 시작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반독점 조사를 분담했다. 지난 2월 FTC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지난 10년간 인수합병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미 법무부와 FTC는 이들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과정과 이 과정에서 경쟁을 저해해 소비자 이익을 훼손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정계 안팎에선 '정보통신기술(IT) 공룡기업'들의 반독점 행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7월엔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구글·페북·아마존·애플 등 4대 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반독점 청문회를 열었다. 각 주정부들도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보도에 구글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5%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은 비용을 아끼지 않고 치열한 변호에 나설 것"이라며 "미 법무부와 구글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소송이 재판에 회부되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