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체들 의견 반영 안돼"…김기문 중기중앙회장 '한국형 뉴딜' 쓴소리

입력 2020-10-19 16:55
수정 2020-10-20 02:36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사진)이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 계획에 대해 “경제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회장은 19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 ‘2020 백두포럼’ 둘째날 정책세미나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에)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할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이 작성된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많이 참여해야 하는 프로젝트지만 중기중앙회뿐 아니라 상공회의소 등 여러 경제단체의 의견이나 제안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경제·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저탄소 경제·사회로의 전환(그린 뉴딜)과 디지털 기반 확대(디지털 뉴딜)를 두 축으로 일자리를 확대하고,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이번 뉴딜 정책이 한국이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책을 실행할 주체들에 대한 의견 수렴이 미흡했다는 게 김 회장의 지적이다.

김 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중소기업의 80~90%가 정말 어렵다”며 “이 같은 어려움에 대한 진정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일부 잘되는 업종 부분만 띄우며 ‘경제가 잘되고 있다’고 포장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중소기업이 비대면·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본격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가속화한 디지털 플랫폼에 중소기업이 올라가는 순간 전 세계와 경쟁하게 된다”며 “세계 어떤 기업과 경쟁해도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장은 “모든 것이 데이터화하는 시대인 만큼 중소기업도 데이터 중심 경영이 필요하다”며 “개별 중소기업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기중앙회가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과거는 가성비 시대였지만 지금은 가심비(소비자가 가격보다 심리적 만족감을 우선시함) 시대”임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로 모든 패러다임이 뒤집힌 가심비 시대는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라며 “가심비 전문가인 중소기업 2세 경영자 중심으로 플랫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