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후 특수' 페인트업계…방수재 판매량 30% 급증

입력 2020-10-18 17:49
수정 2020-10-19 00:43
주요 페인트업체의 지난달 방수재 매출이 예년보다 30% 이상 늘어났다.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진 긴 장마가 끝나고 미뤄뒀던 방수작업이 몰린 영향이다.

18일 페인트업계에 따르면 KCC의 9월 방수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했다.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 방수재 매출도 지난달 각각 33%, 47% 늘어났다. 통상 무더위와 장마가 끝나는 9월 방수재 시장이 성수기에 접어들긴 하지만 주요 3사의 방수재 매출이 30% 이상 불어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방수재는 아파트, 일반 주택, 상가 건물, 학교 등 다양한 건축물의 옥상에 칠해 물이 새는 것을 막는 도료다. 지하주차장도 방수재를 적용하는 주요 장소다. 주로 외부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가장 춥고 더울 때는 작업을 피한다. 겨울이 가고 따뜻해지는 봄부터 장마 전까지, 장마 이후 겨울이 오기 전까지가 성수기다. 건물 준공 후 10~15년차에 방수재 작업을 할 때가 많다.

올해 9월 방수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이상기후의 영향이 크다. 올여름 장마는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6월 24일 시작해 8월16일 끝나면서 54일 동안 이어졌다. 1973년 작성된 역대 최장 기간 장마기록을 경신했다. 태풍도 세 차례나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마른 날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방수재 작업은 비가 오지 않는 날 해야 하는 만큼 올여름은 작업을 할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었다.

7~8월 계획됐던 방수공사가 지연되면서 9월에 방수재 작업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긴 장마 기간 물이 새는 것을 확인한 아파트와 주택, 상가 등의 수요도 가세했다. 한 페인트업체 관계자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방수재 주문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방수재는 전체 시장 규모가 2500억~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옥상이 전체 작업의 70%, 지하가 30%가량 차지한다. 상위 4개 업체가 90%가량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KCC와 노루페인트가 각각 30% 내외 시장점유율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삼화페인트가 약 20%, 제비스코가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