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 자동차 기업인 둥펑(東風)자동차가 선전거래소에 설립된 중소벤처기업 전용 증시인 촹예반(創業板·창업판) 상장을 추진한다. 촹예반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중국 경제 전문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14일 둥펑차가 신청한 촹예반 IPO를 승인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둥펑차는 이번 추가 상장에서 신주 9억5700만 주를 발행해 최대 210억3300만위안(약 3조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둥펑차가 촹예반에 상장하면 2009년 10월 촹예반이 출범한 이후 최대 규모 IPO가 될 전망이다. 15일 촹예반에 상장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중국 1위 식용유업체 진룽위의 138억위안을 넘어서게 된다.
둥펑차는 조달한 자금 가운데 70억위안을 지난달 우한에서 열린 화중국제자동차전시회를 통해 선보인 자사의 고급 순수 전기 자율주행차 ‘란투(嵐圖)’ 생산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31억위안은 차세대 자동차 기술 개발에, 46억위안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을 연구개발(R&D)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63억위안은 유동성을 확충하는 데 쓸 방침이다. 촹예반 상장 승인 소식에 홍콩 증시에서 15일 둥펑차 주가는 전날보다 5.67% 오른 5.59홍콩달러에 마감했다.
둥펑차는 중국 위에다차, 한국 기아자동차와 함께 중국에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차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 및 닛산과도 중국에 합작법인을 두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판매량은 293만2000대를 기록해 중국 완성차업체 판매량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은 11.38%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다. 상반기 매출은 518억1000만위안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줄어든 30억2000만위안에 머물렀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