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7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계룡산 어느 개 농장과 대전의 한 훈련센터에서 벌어지는 일을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인천 계양산에는 개 농장의 개 짖는 소리가 가득했다. 200여 마리의 개들이 좁은 철망 안에 갇힌 채 온종일 울부짖고 있었다. 제작진이 만난 개 농장주는 취재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개가 아니라고 말했다. 사실 개 농장이 있는 곳이 롯데가의 땅으로 46년 전, 故 신격호 회장이 계양산 일대를 매입했고, 현재 개 농장 부지는 자녀 셋이 상속받은 상황이다. 현재 롯데 측이 농장 철거를 요구한 상황이다.
개 농장주는 3,300만 원을 받고 개 소유를 포기하는 계약서를 썼고 박소연 케어 전 대표는 8월 말까지 개들을 입양 보내기로 했다. 문제는 8월 말까지 개들을 입양 보내지 못하면서 생겼다. 불법 개 농장인 이곳은 철거 명령이 떨어진 상황이고, 개들 때문에 철거하지 못한 개 농장주는 계양구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현재 지자체나 정부가 개들을 구조하려면 해당 개들이 유기 동물이거나 학대를 받은 동물이거나 하는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계양산 개 농장의 경우에는 법 규정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말했다.
롯데 측은 올해 초 계양구청에서 온 공문을 통해 해당 개 농장의 존재 사실을 인지했고, 해당 부지는 사유재산으로 회사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개 농장주는 개발제한구역법 위반, 가축분뇨법 위반 등으로 이미 행정 처분을 받았다. 현재, 계양산의 남은 2백여 마리의 개들은 갈 곳을 잃었다.
한편,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마스크 없이 코로나19를 극복한다는 사람들을 찾았다. 대전의 한 훈련센터에 매주 토요일이 되면 전국에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람들이 모인다. 가입비 60만 원, 다달이 10만 원을 내고, 식사비로 매년 50만 원씩을 내면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센터. 그들은 지구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생명체가 존재하고 센터에서 훈련을 받으면 그들과 대화할 수 있고, 영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지구를 정화하기 위해 온 생명이며, 자신들도 생명이기에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센터에서는 빛 체험을 하고, 창시자의 강연을 들은 뒤, 지하에서 수십 명이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술자리를 가졌다. 그들은 술을 ‘에너지 술’이라고 말하며 몸속의 나쁜 물질을 빼기 위해 마신다고 했다. 이때 하나둘 춤을 추기 시작했고 회원들 간의 신체접촉이 이뤄졌다. 이들은 이 역시 훈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가족이 훈련센터에 빠져 있다는 한 제보자는 창시자가 5대 재앙이 온다고 예언했고, 5대 재앙 중 하나가 코로나19라고 했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생명물과 생명술로 바꿔 판매하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물건을 제조하고 판매한 해당 센터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그리고 제작진은 해당 센터로 인해 가족 불화를 겪은 사연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제작진의 취재 결과, 회원들이 말하는 부활초의 정체는 바로 삼지구엽초로 일종의 천연 정력제로 다량으로 복용할 경우 경련, 호흡곤란, 여성호르몬 질환을 악화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회원들이 우주선이라고 믿고 있는 빛의 정체는 초점이 안 맞을 때 생기는 허용 착락원으로 인해 만들어진 형상이라고 한다.
이들은 추석에도 모여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위험한 접촉을 이어가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한 제작진이 해당 센터를 찾자, 관계자들은 창시자와의 만남을 막았다. 결국 단속을 위해 경찰과 공무원이 찾았고,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흩어지기 시작했다. 경찰에게 관계자는 잠시 마스크를 벗은 것이고, 생명물은 일반 생수로 공식적으로 판매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집합명령을 어겼지만, 경찰과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MC들은 코로나19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일은 훈련센터가 아닌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이야기를 담은 ‘실화탐사대’는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된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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