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알못' 한국에 팔자"…'짝퉁' 명품 와인 판매한 일당 덜미

입력 2020-10-17 17:07
수정 2020-10-17 17:08

저가 와인의 원산지를 숨기고 최고급인 것처럼 한국 등에 속여 판 일당이 적발됐다. 이들은 한국 등 일부 국가가 와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해 이 같은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현지 경찰이 시칠리아의 값싼 와인을 사들인 뒤 이를 '사시카이아' 브랜드로 포장해 해외시장에 판매하려 한 혐의로 밀라노 출신 부자(父子) 2명을 체포하고 다른 일당 11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레니아해에 면한 토스카나주 테네타 산 귀도에서 생산되는 사시카이아는 한 병에 200유로(약 27만원)를 호가한다. 이 와인은 이탈리아 와인 산업의 부흥을 이끈 최고급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시칠리아의 저가 와인을 진짜 사시카이아 와인처럼 둔갑시키기 위해 라벨 재질과 무게까지 똑같이 만드는 등 '디테일'에 공을 들였다. 진품과 짝퉁을 구별하기 위한 라벨의 홀로그램도 제작했다. 코르크도 사시카이아와 유사한 크기와 모양으로 만들었다. 터키산 병과 불가리아산 코르크를 사용하는 등 국제적인 공급 체계도 구축했다.

이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월 4200병(시가 약 5억3000만원)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해외 판매를 준비했다. 대부분 러시아, 중국, 한국 등의 바이어들이 진품의 시장가보다 70% 저렴한 '가성비'에 혹해 이를 대량 구매하겠다고 나섰다.

이들은 '완전 범죄'를 위해 와인이 널리 소비되지 않는 지역을 타깃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이탈리아 경찰의 도청 기록에 따르면 이들 사이의 대화에서 중간 판매책이 "(맛이) 꽤 괜찮다. 하지만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팔아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 이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이들의 계획은 첫 납품 상자가 선적되기 직전 경찰이 들이닥치면서 물거품이 됐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소유한 밀라노의 와인창고에는 무려 8만병의 가짜 와인이 판매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