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가 의심되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 16개월 유아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미 세 차례나 해당 부모에 대해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제대로된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신고 당시에 학대로 단정할 정황이 없었다면서 철저히 재수사하겠다고 밝혔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 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숨진 A양의 사망 원인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병원에 실려 올 당시 A양은 복부와 뇌에 큰 상처가 있었다. 또 A양의 몸에 멍과 상처가 많은 것을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양은 지난 1월 30대 부부에게 입양된 뒤 이미 세 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다. 지난 5월 어린이집 직원이 A양의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첫 신고를 했다. 이후 한 달 뒤 아이가 차 안에 홀로 방치돼있다며 경찰에 다시 신고가 들어왔다. 지난달에는 A양이 다니던 소아과 원장이 A양의 영양 상태를 보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A양을 다시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관련된 당사자와 주변 목격자, 전문가 등과 함께 조사해 학대 여부를 확인했었다"며 "그때 당시에는 학대로 단정할 수 있는 정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비판이 일자 서울경찰청은 "점검단을 구성해 이전 3건의 신고가 규정에 맞게 처리됐는지 확인하고 양천경찰서에서도 이번 사망건과 이전 신고 내용에 대해 철저하게 재수사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A양의 부모를 불러 조사하고 국립과학수사원에 A양의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