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오일메이저' 중 하나인 미국 코노코필립스가 텍사스 기반 에너지기업 콘초 인수를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코노코필립스가 콘초와 인수합병(M&A)을 논의 중이며 이르면 수 주 내에 인수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 협상이 결렬될 여지가 남았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자료를 기반으로 콘초의 시장 가치를 134억달러 규모로 추산했다. 만약 코노코필립스의 콘초 인수가 현실화되면 올해 에너지업계 최대 M&A건이 된다. 올들어 에너지업계 최대 M&A 사례는 최근 완료된 셰브런의 노블에너지 인수다. 부채를 포함해 118억달러 규모 거래가 이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실화될 경우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셰일기업들의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는 가장 최근 사례가 될 것"이라며 "대형 에너지기업들은 미국에서 가장 에너지 매장량이 풍부한 페름분지 자산 위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노코필립스는 최근 몇달간 M&A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 7월엔 라이언 랜스 코노코필립스 최고경영자(CEO)가 셰브런의 노블에너지 인수를 거론하면서 최근 셰일업체 몸값이 낮아진 덕에 업계 인수합병이 일어나기 좋은 조건이 됐다고 했다. 그는 당시 "자산이든 기업이든 전반적으로 인수 건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노코필립스도 저유가에 올해 시총이 크게 깎였지만, 동종업계 다른 기업에 비해선 탄탄한 편"이라고 보도했다.
JP모간체이스는 이번 인수 가능성을 두고 "코노코필립스의 콘초 인수 시도는 전략적으로도, 재정적으로 논리가 맞다"며 "코노코필립스에겐 기업 지표를 높이고 페름분지에서 발자취를 유의미하게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콘초는 미국 내 최대 셰일에너지 생산기업 중 하나다. 지난 2분기 일평균 에너지생산량은 31만9000배럴이었다. 이중 원유는 20만배럴, 나머지는 셰일오일·셰일가스 등을 원유로 환산한 양이다. 콘초는 페름분지에선 약 80만에이커에 대해 시추권을 보유하고 있다. 코노코필립스는 미국 내륙 전역에 걸쳐 이글포드, 바켄, 페름분지 등 1030만에이커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보도 이후 콘초 주가는 장중 전일대비 15%까지 올랐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콘초는 그간 저유가 타격을 크게 입어 '코로나19 충격 저점'이었던 지난 3월18일 주가 36.00달러에서 주가가 크게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 2분기 순손실만 2억3800만달러에 달한다. 석유 판매를 통한 매출이 전년대비 43% 수준으로 급감했다.
코노코필립스 주가는 전일대비 1% 밀렸다. 저유가 와중에 타 업체 인수 가능성이 나오자 비용 부담에 따른 단기적 실적 악화 우려에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종가 기준 코노코필립스의 시가총액은 370억4000만달러, 콘초의 시가총액은 95억7000만달러 수준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