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8주 연속 0.01%로 횡보하며 통계상으로는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실제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난에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세입자들이 늘어나면서 서울 전역에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둘째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1% 올라 8주 연속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합에 가까운 상승세가 두 달가량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강남구는 이번주 0.01% 하락해 6월 둘째주 이후 18주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아파트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2차현대홈타운’ 전용 59㎡는 지난 5일 14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이 주택형은 지난해 9월 1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올 들어 지난 6월 13억원을 돌파한 뒤 최근 14억원까지 올랐다.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2단지’ 전용 59㎡는 지난 8일 8억8300만원에 손바뀜해 이틀 만에 전고점(8억6800만원)을 1500만원 뛰어넘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모여 있는 서울 다른 지역도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0단지’ 전용 45㎡는 이달 3일 4억7000만원에 매매돼 지난 1월(3억4900만원) 가격과 비교해 1억원 이상 올랐다. 관악구 ‘봉천동아’ 전용 84㎡는 이달 6일 8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7억원을 넘겼을 때와 비교해 채 1년이 안 돼 1억6000만원 뛰었다. 동대문구 휘경동 ‘브라운스톤휘경’ 전용 84㎡도 지난 8일 8억8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해 세입자들이 차라리 집을 사겠다고 나서면서 매수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불거진 세종 아파트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의 이번주 기준 올해 누적 집값 상승률은 37.99%로 전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3단지 퍼스트프라임’ 전용 102㎡는 지난 8일 9억45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 2월 6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8개월 만에 3억2500만원이 올랐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