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히는 글래스루이스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LG화학 주주들에게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분할하는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의 자회사가 되는 만큼 이번 분할이 주주에게 어떤 경제적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물적분할은 기술적인 문제이며, 회사 내부 조직 개편 정도의 영향만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의결권 자문기관의 판단이 중요한 것은 기관투자가의 의사결정에 ‘방향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 분할 안건을 상정한다. LG화학의 최대주주는 LG로 33.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총에서 회사 분할 안건을 승인받으려면 출석 주주의 3분의 2,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LG 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다. 개인투자자들은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상장(IPO)하면 모회사인 LG화학 주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분할 안건에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표 대결이 이뤄질 경우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하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LG화학 지분 9.96%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입장에선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거스르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에 기관투자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