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틀만에 부정입사자 채용취소 나선 우리은행

입력 2020-10-15 16:47
수정 2020-10-15 17:05


우리은행이 3년만에 채용비리로 부정 입사한 사람들의 채용 취소에 나선다. 국정감사에서 지난 2015~2017년 부정 입사자들이 논란이 된 지 이틀만이다.

우리은행은 채용비리 부정입사자들의 채용 취소와 관련해서 법적 검토 절차에 착수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2년 간 채용 비리로 불합격권 지원자 37명을 채용했다. 당시 대법원은 이 중 27명에 대해 명백한 채용 비리로 판단했지만 19명은 아직 우리은행에 근무 중이다.

부정 입사자에 대한 논란은 3년 만인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재점화됐다.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여전히 부정입사자들에 대한 채용을 취소하지 않은 우리은행과 감독 당국인 금감원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채용 비리로 합격한 사람들을 그대로 두고 우리은행이 재발 방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채용비리가 밝혀진 지 3년이 지났지만 이들은 지금도 은행 창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제도적으로 피해자를 구제하고 부정채용자에 대한 채용 취소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3년간 지지부진하던 부정입사자 채용 취소는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자 급물살을 탔다. 이 날 증인으로 참석한 강성모 우리은행 부행장이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여 여러 가지 좋은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한 지 이틀 만이다.

우리은행의 이같은 결정은 다른 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배진교 의원실에 따르면 대법원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부정 입사자들은 대구은행에 17명, 광주은행에 5명이 전원 근무 중이다. 부산은행은 지난 8월까지 근무중이던 3명의 부정입사자가 자진 퇴사해 현재 근무하는 직원은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정 입사자에 대해 채용 취소가 가능한지 법률검토에 착수했으며, 법률검토 결과 등을 고려해 채용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