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15일(13:4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3분기 글로벌 IPO(기업공개) 규모가 20년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술, 산업재(Industrials), 헬스케어 등 분야 기업들의 IPO가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발간한 ‘EY 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EY Global IPO Trends)’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는 전 세계에서 총 445건의 IPO가 진행됐다. 조달금액으로 계산하면 950억 달러(한화 약 108조원) 규모의 IPO가 성사됐다.
EY는 "이는 지난 2019년 3분기 대비 건수와 금액이 각각 77%, 138%씩 상승한 수치"라면서 "조달금액으로 보면 최근 20년간 가장 큰 규모고, 건수 기준으로는 최근 20년 동안 두 번째로 많다"고 강조했다. EY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위축됐던 투자자 심리도 개선돼 글로벌 IPO가 탄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연간 기준으로 봐도 올해 IPO시장은 코로나19라는 변수에도 예년 대비 활발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의 IPO 건수(872건)와 조달 금액(1653억 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43% 증가했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 기술, 산업재, 헬스케어 분야 기업의 IPO는 총 537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872건의 62%에 달한다. 3개 분야 IPO 조달 금액은 총 1105억 달러로, 전체(1653억 달러) 규모의 3분의 2 수준이다. 기술 분야 기업의 IPO만 총 210건, 539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EY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그 이후의 미·중 관계 등이 글로벌 IPO 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IPO가 가장 활발했다. 9월까지 아태 지역에서는 총 554건의 IPO가 853억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전년 동기(1~9월) 대비 건수 기준 29%, 조달 금액으로는 88% 증가한 규모다. EY는 아태 지역 기업들이 미래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악화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내 IPO 건수가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52% 급증했다.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중국 자본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요 요인이었다.
미국 증시 IPO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북남미 지역의 경우 올해(1~3분기) 188건의 IPO가 진행됐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조달 금액(624억원)은 33% 늘어났다.
정기환 EY한영 전략·재무자문본부장은 “시장 심리가 완전한 안정을 되찾을 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4분기에도 IPO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