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의 부동산 시장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중심지인 해운대구에서는 연일 아파트 신고가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다만 외곽 지역에서는 가격이 약세를 보여 입지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5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엘시티더샵'(882가구) 전용 186㎡는 지난달 21일 신고가인 35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펜트하우스(전용 244㎡)를 제외한 일반 아파트 매매가로는 부산 역대 최고가다. 이 주택형은 지난 7월 30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두 달만에 4억5000만원이 더 뛰었다.
해운대 엘시티더샵은 국내 최고층(101층)으로 지어져 2015년 10월 분양 당시부터 전국의 이목이 집중된 주상복합 아파트다. 지난해 11월 입주 당시 전용 186㎡ 실거래가는 평균 23억원대였다. 이후 이 아파트의 모든 주택형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부산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핵심 주거지인 해운대구 아파트 시장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해운대구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6.20% 상승했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4.32%)을 웃도는 수치다.
해운대구와 붙어 있는 수영구도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수영구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올 들어 7.07%를 나타냈다. '부산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3060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4억1000만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주택형은 지난해 9월까지만 하더라도 평균 7억원에 거래됐다. 1년 새 배로 뛴 것이다.
다만 부산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해운대구나 수영구와 같은 지역 중심지에만 국한된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부산 전체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2.03%에 그쳤다. 이 기간 중구(-1.33%) 서구(-0.64%) 동구(-0.02%)에서는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