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14일(15:2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와이파이(WIFI) 모듈 사업 부문에서 철수한다. 비주력 사업 부문을 정리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와이파이(WIFI) 모듈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수원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WIFI 모듈 사업부문과 통신 모듈을 제조하는 태국 자회사 삼성 일렉트로 메카닉스에 내 WIFI 모듈 사업부다. 매각 측은 이달 말 제한적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측은 그간 물밑에서 적정 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사전수요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금액은 15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매각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삼성전기는 과점 체제로 영위되는 WIFI 모듈 시장에서 일본의 무라타에 이어 글로벌 2위 사업자다. WIFI 모듈의 주요 공급처는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다. 삼성전기의 핵심 거래처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에 대한 공급 비중이 60%를 차지한다. 삼성전기는 전문 생산인력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회로설계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수원 사업장에 60여명, 태국 자회사에 44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매각에는 이들 인력도 포함된다.
삼성전기의 WIFI 모듈 사업부 매각은 삼성전기 내 비주력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차세대 사업인 신규 제품에 들어가는 5G, MLCC 등 부문에 사업을 집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컴포넌트, 모듈(카메라/통신), 기판 크게 3가지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매각하는 WIFI 모듈 부문은 통신 모듈 산하에 있는 사업 부문이다. 컴포넌트와 기판 부문은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했찌만 통신 모듈 부문은 악화됐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악화되면서 통신 모듈 실적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 올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매출은 4조 367억원, 영업이익 26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15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모듈 사업부의 부진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모듈 부문 상반기 실적은 지난 동기 대비 감소한 1조5880억원, 영업이익 706억원을 기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태국 사업부 비중이 꽤 큰데 코로나 시국이라 현지 사업장 실사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원매자 측에서 적정 밸류에이션을 선정할 수 있는지에 따라 매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