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강남 30평대 아파트 가격은 두 정부에서만 8년간 총 13억9000만원 상승했다.
1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1993년 강남 아파트 가격은 전용면적 99㎡ 기준 2억2000만원(3.3㎡당 739만원)이었지만 2020년에는 21억원(3.3㎡ 당 6991만원)으로 10배 가까이 뛰었다. 2000년 이후에만 18억원이 올랐는데, 노무현 정부에서 6억3000만원(109%), 문재인 정부인 2017~2020년에는 7억6000만원(56%)이 올랐다.
같은 면적의 강남 아파트 전세 가격은 1993년 8000만원(3.3㎡당 279만원)에서 2020년 7억3000만원(3.3㎡당 2436만원)으로 올랐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선 각각 1억4000만원, 2억원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1993년 2억1000만원(3.3㎡당 702만원)이었던 비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2020년 9억4000만원(3.3㎡당 3119만원)으로 4.5배 올랐다. 역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만 6억1000만원이 폭등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4000만원이 하락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7000만원이 올랐다.
비강남권 아파트 전세 가격은 1993년 8000만원(3.3㎡당 255만원)에서 2020년 4억5000만원(3.3㎡당 1491만원)으로 3억7000만원 올라 7년간 166% 상승했다. 박근혜 정부 동안 상승액이 1억40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아파트별로 보면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는 2000년 전세 1억1800만원, 매매가 2억1500만원이었던 시세가 2020년 전세 5억500만원, 매매가가 20억500만원으로 각각 5배, 10배 가까이 올랐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2014~2020년 매매가가 9억8500만원 상승했다.
경실련 측은 “아파트 가격이 뛰면 결국 전세 가격도 뒤따라 동반 상승해왔음을 알 수 있다”며 “노무현 정부 이후 집값이 안정됐더라면 이후 전세 가격의 가파른 상승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경실련은 이번 조사가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 14개 단지, 비강남권 16개 단지 등 30개 주요 단지를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