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 이슈 등으로 세종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자 가까운 대전 부동산시장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분양권 가격이 분양가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단지가 나오고 있다.
14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공사 중인 대전 아파트의 지난달 분양권 전매 가격은 분양가 대비 평균 5억1516만원 올라 상승률이 9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및 각 아파트 입주자모집공고 등을 분석한 결과다.
대전에서 분양가 대비 분양권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단지는 내년 11월 입주 예정인 유성구 복용동 대전아이파크시티 2단지다. 이 단지 전용면적 122㎡는 지난해 3월 분양가 7억1000만원에 공급됐다. 지난달 16일 14억7328만원에 분양권 전매가 이뤄져 분양가 대비 7억6328만원 올라 상승률 107.5%를 기록했다.
서구 도안동에 들어서는 대전갑천3블록 트리풀시티 전용 84㎡는 2018년 7월 3억9000만원에 분양됐는데 지난달 1일 분양권이 7억7281만원에 손바뀜해 98.2% 상승했다. 대전아이파크시티 1단지 전용 84㎡도 지난해 3월 5억1000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는데 지난달 분양권에 웃돈이 약 4억원 붙어 9억94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은 ‘6·17 부동산 대책’으로 대덕구를 제외한 동·중·서·유성구 등 4개 자치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부동산시장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대전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지수 누적 상승률은 11.92%로, 세종(35.88%)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인근 세종 아파트 가격 급등에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까지 더해져 대전 분양권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양권 전매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1~8월 대전 분양권 전매 거래량은 2822건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역대 최대치로 나타났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