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군 장성에게 ‘장군’이란 파격적 호칭을 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장군은 그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만 붙였던 호칭이다.
14일 조선중앙TV는 지난 10일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영상을 보도하면서 “우리 무력의 총사령관 동지(김정은)를 육해공군 장군들이 맞이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군 장성급 인사를 장군이라고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군 장성은 ‘장령(將領)’이나 ‘장성’으로 지칭됐고, 군 최고 계급인 원수에게도 장군이란 호칭을 쓰는 것은 금기시됐다.
김정은의 군 관련 호칭은 지난해 ‘인민군 최고사령관’에서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바뀐 데 이어 이번에 다시 ‘무력 총사령관’으로 격상됐다. 일부 군 인사가 김정은을 무력 총사령관으로 부른 사례는 있지만, 관영 매체에서 공식적인 호칭으로 쓴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의 군 호칭을 높이고 군 장성을 장군으로 호칭한 것은 군사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군의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민군은 최근 태풍 수해 복구 작업을 주도적으로 벌이고 있다. 지난 5일 이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김정은은 함경남도 단천시 검덕지구 수해 복구 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김정은은 “검덕지구 인민이 이렇게 뒤떨어진 생활환경 속에서 살게 된 데 대해 심하게 자책해야 한다”며 “검덕(아연 광산)과 용양·대흥(마그네사이트 광산)의 낙후를 싹 털어버리고 삼지연시(市) 다음가는 국가적인 본보기 산간 도시이자 광산 도시로 훌륭히 전변시키겠다”고 했다.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은 ‘애민(愛民) 지도자상’을 부각해 대북 제재와 자연재해로 흉흉한 민심을 다독이려는 의도로 해석됐다.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